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최운식 부장검사)는 19일 거래 기업에 대한 대출 과정에서 불공정 영업행위를 한 혐의(은행법 위반 등)로 외환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윤용로 행장실로 검사와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전산 자료와 기업 대출 고객의 명단, 대출금리 적용에 관련한 각종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은행 IT 담당자를 불러 2006년과 2009년 대출 가산금리 관련 전산자료를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외환은행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과정에서 금리 약정 등과 관련, 불공정 행위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금융감독원이 수사의뢰함에 따라 수사에 돌입했다.
외환은행은 기업과 대출 금리를 약정한 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등 여건 변화가 생긴 경우 금리를 변동시켜야 하는데도 적정한 조치를 하지 않고 기존 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가산금리를 적용해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관련법규상 금지된 불공정 영업행위가 있었는지, 은행이나 임직원이 부당한 담보를 요구하거나 예금 가입 등을 요구했는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기업의 권익을 침해했는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외환은행 외에도 유사한 대출거래 행태를 보인 것으로 알려진 1~2개 은행으로도 수사를 확대할지 주목된다.
앞서 외환은행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대주주로 있던 시절 중소기업 3천여곳을 상대로 대출이자를 부당하게 받아 챙겼다가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 적이 있다.
금감원은 외환은행이 지난 2006년부터 작년까지 '총여신이익률 개선 특별업무','저수익여신 수익성 개선대책' 등 명목으로 중소기업 3천여곳과 체결한 4천3여개 계좌에 대해 부당하게 금리를 인상한 사실을 적발한 바 있다.
금감원은 외환은행이 더 받은 중소기업 대출이자 181억원을 돌려주도록 했으며,기관경고를 내려 3년간 자회사를 만들거나 증권사 최대주주가 될 수 없도록 했다.
가산금리 부당 인상을 주도한 리처드 웨커 전 행장에겐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 상당'(퇴직자에 대한 징계) 조치를, 래리 클레인 전 행장에는 '주의 상당' 조치를 각각 내렸다. 이자 부당 수취에 관여한 전·현직 임직원 9명도 징계했다. 이들은 대부분 론스타 측이 선임한 경영진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예전에 유죄 판결이 나온 과천 농협 단위조합 사건과 유사한 성격이다. 금감원에서 외환은행 기관과 관련 개인에 대한 제재 조치를 한 뒤 검찰에수사의뢰하면서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과천농협 일부 임직원은 2009년 한국은행의 금리인하에 따라 대출금리를 내려야하지만 임의로 가산금리를 평균 1.68% 인상해 44억여원의 대출이자를 부당하게 받은혐의로 기소돼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외환은행 측은 이날 입장 자료를 통해 "지난 2주 전 론스타 시절의 대출가산금리에 대한 기관경고 및 임직원 징계 사항과 관련해 자료 협조 및 사실확인 차원에서검찰이 방문한 것으로 압수수색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