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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세 논란'에 담긴 재일동포의 아픈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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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3-06-02 15: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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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세 논란'에 담긴 재일동포의 아픈 사연

 일베 '북한 대표선수 출신' 거론…정대세 반박, 논란 가열

 

 K리그 수원 삼성의 공격수 정대세 선수가 북한 대표 출신이라는 게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는 '정대세를 프로축구 올스타 투표 순위에서 끌어내리자'는 글이 다수 게재되고 있다. 정대세가 북한 축구대표 출신이었다는 이유로 "한국프로축구 올스타에 북괴가 웬말이냐" 는 등의 극단적이고 과격한 글이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정대세 선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같은 논란을 다룬 기사를 리트윗하며 "축구판에서 일베충 박멸!"이라고 의견을 드러냈다.

 

 그러자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1일 트위터에 "정대세는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찬양하여 조총련 학교에서 공부하고 북한 김정은 체제를 위해 공을 차는 인물"이라며 공격에 가세했다.

 

 변 대표는 정대세가 언론 등과 인터뷰에서 북한 체제와 김정일에 대해 언급 한 내용 등을 게재하며 "정대세가 '일베는 축구판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리트윗? 종북논란 한창인 지난해 힐링캠프 나와 북한 선전하는 것이나 공작원 기질이 강하다"며 "축구협회는 하루라도 빨리 정대세를 추방하든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하든지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정대세를 비난한 변희재 대표에 대해 "정대세가 공작원 자질이 있다니 이 정도면 정신병"이라고 했다. 이어 진 교수는 "변희재의 예상 멘션. '북괴 공작원 자질이 농후한 정대세를 대한민국 체육계에 침투시킨 친노종북 재벌 삼성을, 우리 애국진영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겁니다'"라는 글도 함께 올렸다.

 

 표창원 박사(@DrPyo)도 "세계인의 스포츠 축구는 '정치'를 배제합니다. FIFA와 대한민국 축구협회, 법무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승인한 정대세 영입에 종북좌빨 색깔론 들이밀며 사리사욕 채우려는 극우적 작태, 당장 중단하길"이라는 트윗을 남겼다.

 

 ◇ '정대세가 북한 국적을 택한 이유'

 

 정대세 선수가 북한 국적을 택하고 북한 국가대표 선수로 뛴 이유 등은 지난해 방송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지난해 6월 4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정대세 선수는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지만 북한 축구국가대표다. 더 놀라운 사실은 한국 국적이다"며 MC 이경규 씨가 궁금해했다.

 

 그러자 정대세 선수는 "일본 법률은 아버지의 국적을 따라야 되기 때문에 아버지와 같이 한국 국적이다. 최근에 알았는데 한국에서 출생신고 호적등록을 하지 않아 세밀한 주민등록번호는 없지만 1000000 번호가 있긴 하다"고 밝혔다.

 

 정대세 선수는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자유롭게 다닐 순 없다. 한국을 갈 때마다 임시여권을 받는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북한 대표로 뛴 이유는 어릴 때부터 조선(북한) 국가대표가 되고 싶었다. FIFA 규칙은 그 나라 여권을 가지고 있으면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었고 조선(북한) 여권을 받아 국가대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정대세 선수는 외국 갈 때는 북한 여권, 한국 올 때는 임시 한국 여권, 일본 올 때는 일본 재입국허가서를 받아야 된다. 또 아버지는 한국 국적인 반면 정대세 어머니는 조선국적이다. 조선국적은 1945년 해방 후 한국 정부 수립 전 재일교포들이 얻은 국적으로 북한 국적은 아니다.

 

 ◇ 현대사 아픔이 고스란히 담긴 정대세의 국적

 

 정대세 선수가 힐링캠프에서 말한 게 이해가 안 된다면, 우선 일본 사회 재일교포들의 삶을 먼저 알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 사는 외국인들은 '외국인 등록법'에 따라 외국인 등록을 해야 한다. 일본 내 재일동포들은 성인이 되면서 '일본적', '한국적(남한)', '조선적(북한)' 중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북한 국적은 국적이라 할 수 없다. 일본과 북한은 국교 수립을 맺지 않았다. 즉 일본에게는 국가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을 자신의 국적으로 정한 재일교포는 그저 무국적자와 같은 신세다.

 

 게다가 일본 사회에서 조선 국적을 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국적자가 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납치나 미사일 문제 등으로 북-일 관계가 좋지 않기에 북한 국적의 소유자는 일본인들에게 따돌림 받는 분위기 속에 살아야 한다고 한다. 툭하면 일본 내 우익 단체들이 학교 앞에서 확성기를 들고 방송을 하기도 하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정대세 선수는 아버지의 국적을 따라 한국 국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는 왜 북한 대표가 되고 싶었을까. 그것은 학창시절을 민족학교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민족학교는 북한에서 세운 곳이다. 정대세 선수의 어머니가 민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한국(남한)에서 세운 학교도 있지만 정대세 선수의 어머니는 민족학교를 택했다.

 

 민족학교는 오로지 조선어만 쓰고, 나라에 대한 교육도 엄격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일 동포 중 한국말을 제대로 하는 사람은 대부분 조선학교 출신이다. 이들은 학교에서 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교육받는다.

 

 차별과 따돌림의 눈총 속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하고, 일본에서 소수자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학교에서 배운다.

 

 반면 한국(남한)에서 세운 학교는 대부분 일본어로 수업한다. 한국인이든 조선인이든 그 정체성을 배우기 어려운 환경이다.

 

 한국 국적을 택한다고 딱히 좋은 일도 없다. 재일 조선인들에 따르면 외교부에서는 같은 국민으로 대한다기보다 2등 국민 취급을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한다. 반면 북한은 조선 국적을 택하는 이들을 '열렬히' 환영해 준다고 한다.

 

 이제 지금의 논란을 살펴보자. 그들은 일본 사회에서 식민지의 고통과 분단의 아픔, 국민국가의 횡포를 받으며 살아 온 존재들이다. 정대세가 북한 국가 대표를 선택했던 것을 탓하기 전에 대한민국 정부와 우리는 재일 교포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 살펴 보자.

 

 지금의 논란은 정대세 개인의 문제 이상의 것을 담고 있다. 치유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방치해 온 우리 현대사의 상처 그 자체이기도 하다. 그 상처를 보듬어 주지는 못할 망정 더 벌리지는 말자.

 

 컷뉴스/국제신문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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