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모란시장 내 성남시재개발전시관(사진 하단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인접한 12층짜리 주상복합건물 메트로칸이 큰 피해를 입었다. 2일에도 소방관들은 건물 내부에서 잔불 정리와 피해 확인작업을 벌였다.
"불에 탄 건축자재와 배선이 뒤엉켜 집안으로 도저히 들어설 수 없어요. 날벼락이 따로 없습니다."
1일 경기도 성남시 모란시장 내 재개발홍보관 화재로 인접한 주상복합건물 입주자들이 하루아침에 보금자리를 잃었다.
화재현장 인근 성남중원노인복지회관 1층 강당에 마련된 임시대피소에서 만난 메트로칸 주상복합 11층 거주자 정모(38)씨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 표정이었다.
주말을 이용해 전주에 내려갔다가 (화재 발생 4시간이 지난) 오후 10시께 고속도로 상에서 동주민센터 직원의 전화를 받고 화재사실을 알았다.
2일 낮 소방관의 안내로 마스크와 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건물로 들어간 그는 옷가지 하나 건지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정씨는 컴퓨터에 들어 있는 각종 자료와 사진은 물론이고 가재도구 모두 잿더미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됐다.
이런 사정은 다른 주민도 마찬가지였다.
9층에 사는 20대 후반의 청년은 "화재 경보를 듣고 허둥지둥 지갑과 휴대전화만들고 나왔다"며 "처음엔 이렇게 큰 피해가 날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임시대피소에서 만난 주민들은 황당한 피해 앞에 극도로 예민해져 있었다.
발화지점과 화재원인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성남시재개발홍보관에서 불이 옮아붙었다는 사실 때문에 시청 공무원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그나마 주말 주간시간대에 화재가 발생한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인명 피해는 막았지만, 모란역세권 중심상권의 대형 건물(건축연면적 4만2천367㎡, 지하 7층, 지상 12층)이어서 재산 피해가 컸다.
소방당국은 재개발홍보관과 메트로칸의 재산피해액을 10억원(부동산 8억원, 동산 2억원)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피해조사가 진행되면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재산 피해 이외에 영업 손실도 적지 않아 보인다. 화재조사 결과에 따라 배상책임 소재를 놓고 분쟁이 뒤따를 수도 있다.
메트로칸 건물은 6∼12층 오피스텔 190억원을 포함, 413억원의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다.
시 건축물 현황에는 전체 459실 중 279가구가 오피스텔이고 180실이 근린생활시설과 오피스로 나와 있다.
시가 건물관리사무소 입주자기록을 통해 확인한 입주민은 주거용 158실, 오피스154실 등 모두 312실이다. 나머지는 공실로 추정된다.
이중 최소 40여 실이 완전히 소실되는 등 대다수 면적이 크고 작은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시가 중원노인복지회관 강당을 임시대피소로 제공하고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중부봉사관이 구호품을 지급해 50명이 임시대피소에서 첫날은 넘겼다.
3일 예정된 노인복지회관 프로그램을 일시 취소했으나 그 이후 대피소 운영계획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화재는 가까스로 진화했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현장 주변에서는 발화지점과 화재원인을 놓고 이런저런 목격담과 추론이 흘러나와 혼란을 부추기는 양상이다.
경찰은 3일 오전 10시 30분 화재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등 관련기관과 합동감식을 진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