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로커 오희택 조사 과정서

- 최중경 등 거물 줄줄이 거론

- 이 부사장 '새 진술'이 관건

검찰의 원전비리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말 마무리될 검찰 수사의 칼날이 어디까지 겨냥할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권의 정·관계 인사가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몸통'의 실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검찰 수사 방향은 세 갈래다. ▷납품업체인 JS전선 제어 케이블 등 원전 부품의 시험 성적서 위조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및 전·현직 임직원의 추가 수뢰와 윗선 개입 ▷MB 정권 실세를 겨냥한 한국정수공업의 대규모 금품 로비 등. 이 중 최대 관심은 MB 정권 정·관계 인사의 개입 여부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의원의 연루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 같은 설은 부산지검 원전비리 수사단(단장 김기동 지청장)이 영포라인 원전 브로커 오희택(55) 씨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직계라인인 여당 고위당직자 출신 이윤영(51) 씨에 이어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을 상대로 한 로비 당사자로 지목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출신의 한국정수공업 고문 윤모(57) 씨를 잇따라 구속하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사건 관계자들이 의혹을 부인하거나 진술을 거부하고 있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원전비리를 둘러싼 게이트의 몸통을 밝히는 데 근접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사건의 핵심은 영포라인 출신 원전 브로커 오 씨다. 오 씨는 이 씨와 윤 씨를 원전 업계에 끌어들인 장본인인 데다 이 전 대통령과 중학교 동문으로 영포라인과 상당한 친분을 맺으며 원전 업계 거물 행세를 해왔기 때문이다. 검찰은 오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씨와 윤 씨가 박 전 차관·최 전 장관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씨는 한국정수공업 이모(75) 회장에게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의 수처리 설비 수주를 위해서는 박 전 차관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며 80억 원에 달하는 가짜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 혐의로 구속됐다.

오 씨는 실제 이 회장으로부터 13억 원을 받아 이윤영 씨에게 3억 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또 오 씨는 "윤 씨가 사업에 걸림돌이 되는 한수원 전무를 바꾸려면 최 장관에게 로비를 해야 한다며 이 회장으로부터 5000만 원을 받아 건네줬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이 몸통을 밝히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현재 오 씨의 진술만 확보한 상태여서 MB 정권 실세를 소환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오 씨의 새로운 진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이종찬 한국전력 부사장의 진술도 몸통을 밝히는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JS전선 제어 케이블의 시험 성적서를 위조하는 데 이 부사장이 정점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 부사장이 윗선에 보고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