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미납 추징금 1천672억원을 자진 납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광주 시민사회가 16년 만의 납부가 면죄부가 될 수는 없으며 기타 비리 수사에서 빠져나가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5·18 기념재단과 3단체(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는 10일 성명을 내고 "미납추징금 납부는 그가 저지른 역사적 과오를 씻는 마지막이 아니라 그것들을 밝혀가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전두환 군부의 대국민 사과와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탈세등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것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1980년 전두환 등 신군부가 저지른 군사반란, 내란 및 내란목적 살인, 그리고 5·18 학살과 폭압적인 독재정치 등 수많은 역사적 과오에 대한 국민의 기억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음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이 5·18 학살에 대해 국민과 역사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 투명성기구 광주본부 김범태 상임대표는 "전두환 일가는 탈세 등 여죄가 드러날까 봐 두려워 추징금을 납부한 것으로 보인다. 정말 죄를 뉘우치고 있었다면 진작 추징금을 냈어야 한다"며 검찰이 이번 건과 별개로 전씨 일가의 비리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 경제정의실천연합 김기홍 사무처장 역시 "당연히 납부해야 할 것을 16년 만에 낸 것을 놓고 다행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며 "결국 버티다가 걸리면 원금만 내고 안 걸리면 이자수익까지 다 누리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김 사무처장은 "추징금 연체 기간에 물가상승률만 고려해도 이자 수익이 최소 70% 이상인데 원금만 추징할 수 있는 현 체제를 이번 기회에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