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횡령 알고 있었다" 의심받고
- 대출금 상환 거부당해
- 금고 "소송서 결백 입증해야"
부산 영도구 A새마을금고 간부가 대출 서류를 조작해 30억 원을 횡령한 사건(본지 지난 2월 27일 자 8면 등 보도)의 2차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A새마을금고 강모(49) 전 상무의 30억 원 불법 대출에 명의가 도용된 고객들은 금고 측이 불법 대출금의 피해 입증을 요구하며 예금 인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2009년과 2011년 집을 담보로 각각 5000만 원씩을 A금고에서 대출받은 이모(47) 씨는 지난 2일 집 매각을 위해 대출금 1억 원을 상환하려 했으나 거부당했다. 이유는 강 전 상무가 이 씨 명의로 각각 7000만 원과 1억6700만 원씩 불법 대출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강 전 상무의 횡령이 적발된 지난 1월 금고 직원의 입회하에 총대출금액을 1억 원으로 정정하는 확인서를 받은 상태였지만, 소용 없었다.
금고 측은 강 전 상무가 이 씨 명의로 1억6700만 원을 대출받은 다음 날 이 씨 계좌에서 6600만 원이 이 씨 누나의 B은행 계좌로 송금된 것을 문제삼고 있다. 강 전 상무는 이 씨가 누나 명의로 소유한 부동산의 매각 대금 1억여 원을 부동산 매수자에게서 받아 일부 착복한 뒤 담보대출금 6600만 원은 불법 대출받은 돈을 B은행 계좌에 송금해 상환한 것이다.
하지만 금고 측은 이 씨가 강 전 상무의 불법 대출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소송 등을 통해 사실이 아니란 점을 직접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이 씨는 A금고로부터 대출받은 돈을 상환하지 못했고, 매매 계약 위반으로 위약금 1000만 원을 부담하게 됐다.
또 다른 피해도 있다. 고객 김모(56) 씨는 강 전 상무와의 관계를 의심받아 예금 50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김 씨는 A금고에 1개 계좌만 있지만, 강 전 상무가 김 씨 몰래 불법 대출 용도로 다른 계좌를 개설했다. 강 전 상무는 김 씨에게 경매 입찰을 할 때 도와주겠다며 몰래 개설한 통장으로 3000만 원을 입금하게 했다. A금고는 불법대출에 사용된 계좌로 김 씨가 돈을 입금한 것을 빌미로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며 인출을 거부하고 있다. 김 씨처럼 예금 인출을 거부당한 피해자는 김 씨 외 1명 더 있다.
강 전 상무로부터 명의를 도용당한 피해 고객들은 "불법 대출 사건이 처음 발생했을 때는 명의 도용 고객들의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해놓고 갑자기 태도를 바꾸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피해 고객의 구제요청에도 금고 측은 요지부동이다.
A금고 관계자는 "고객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며 "소송을 통해 입증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 전 상무는 지난달 22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