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보교사에 질책성 전화도
- 교육청 3개월간 손놓고 있어
'부산판 도가니'로 비화한 부산맹학교 남교사의 여제자들 성추행 사건(본지 지난 22일 자 8면 등 보도)은 교육당국에 의해 철저히 묵인, 은폐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은 피해학생 보호와 즉각적인 진상조사는 물론이고 부산시교육청에 보고조차 않고 감추기에 급급했고, 시교육청은 본지 취재 이후에야 관련 사실을 파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시교육청은 가해교사를 포함해 교장 등 학교 관계자 6명과 시교육청 담당자 5명 등 관련자 11명을 중징계하기로 했다. 또 부산경찰청은 해당 교사에 대한 1차 조사를 마무리하고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본지 취재진이 29일 단독 입수한 부산시교육청의 '부산맹학교 성추행 사건 관련 특별감사 결과 및 조치 계획 보고서'에는 최초 성추행 신고 이후 3개월 동안 학교 측의 노골적인 은폐와 교육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그대로 적시돼 있다. 이 보고서에는 시교육청이 지난 2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 때 이번 사건의 재조사 요구를 받아들여 특별감사를 벌인 결과 확인한 내용이 담겨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보교사는 지난 7월 16일 수업시간에 가해자인 박모(32) 교사가 학생들에게 신체적 접촉을 일삼는 행위를 목격하고 학교 성고충상담원에게 신고했다. 다음 날 보건교사는 학생들을 상대로 고충상담을 실시했고 하루 뒤 학교장에게 상담내용을 보고한 데 이어 그 다음 날 교감은 시교육청 담당 장학관에게 전화로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내부종결 처리됐다"고 보고했다. 이에 담당 장학관도 종결 처리된 사안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특별감사반은 학교 측이 교육청에 첫 보고한 날 학교 교무부장이 제보교사에게 "조용히 넘어가라"는 질책성 전화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 추가조사를 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임혜경 교육감은 본지 취재가 시작된 지난 21일 학교장의 보고 때 처음으로 사건을 인지했던 것으로 보고서에 기록돼 있다. 결국 교육청은 본지가 첫 보도한 지난 22일 이전까지 3개월여 동안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사이 피해학생들은 경찰 조사를 받았고, 가해교사는 피해학생들을 회유해 "선생님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녹취를 받아내는 등 '2차 피해'가 계속됐다.
한편 부산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2010년 4월부터 지난 7월까지 여학생 4명에게 친밀감을 빙자해 몸을 끌어안고 엉덩이와 허벅지를 만지는 등 모두 7차례에 걸쳐 강제추행을 일삼은 혐의로 박 교사를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