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축재정이라 힘들다" 거부

경남도가 롯데와 공동 개발한 김해관광유통단지의 이익금을 김해시에 한 푼도 배정하지 않아 지역 시민단체의 공분을 사고 있다.

4일 김해시 등에 따르면 이익금 가운데 777억 원을 시로 환원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도는 이 사안에 대해 내년 예산에 편성조차 하지 않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도는 지난 1996년 민간투자자인 롯데와 공동으로 김해관광유통단지(장유1동 87만8000㎡) 개발에 나서 17년 만인 지난 5월 투자비 지분 정산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도는 지난 7월 관광유통단지 전체 지분 중 37.8%인 2883억 원을 롯데로부터 받았다. 도의 투자금이 1207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1676억 원의 이익금이 생겼다.

시는 이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장유 신문∼부산 강서 가락 도로 개설에 619억 원, 관동교∼유통단지 도로 공사에 24억 원, 율하∼신문 도로 건설에 38억 원 등 681억여 원을 투자했다. 또 해당 토지가 경남도 소유라는 점을 고려해 5년 동안 감면한 재산세 192억 원을 포함하면 시가 들인 비용인 873억 원이 된다.

시는 이 같은 이유를 들어 도가 확보한 이익금 중에서 777억 원을 시로 배정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특히 김두관 전 경남지사 재임 때는 분배 형식으로 지원할 것을 공식적으로 약속받았지만 홍준표 지사 취임 이후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도측은 시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긴축재정 기조를 유지하다 보니 배려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수차례 이익금을 배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도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김해지역 국회의원과 의논한 후 결정할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어 답답하다"고 언급했다.

이런 도의 입장 변화에 대해 시뿐만 아니라 지역 시민단체들도 성토하고 나섰다.

장유주민자치협동조합은 "시가 막대한 예산을 관광유통단지사업 지원을 위해 사용했는데도 도가 개발 이익금 배정 요구를 묵살하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 홍 지사는 이 돈을 즉각 시로 환원하라"고 주장했다. 장유발전협의회 관계자도 도가 장유에서 수익을 올린 만큼 그 일부를 지역 발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