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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인사이드] "승진 경쟁자와 합의했는데 담당 간부가 탈락시켜 범행"

인사불만 흉기난동 공무원, "정년 2년 남았다" 읍소까지

  •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   입력 : 2013-12-25 21:21:42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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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없는 기강해이' 지적

부산 북구청 공무원의 흉기 난동 사건(본지 25일 자 6면 보도)은 인사담당 고위 간부가 자신의 승진인사에 불이익을 줬다고 여긴 7급 직원의 반발에서 비롯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특히 이 공무원은 심사 전 경쟁자와 사전 합의하고 이를 인사 담당자 등에게 알린 뒤 승진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북구청과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사회운영직(옛 기능직) 7급인 A(57) 씨는 지난 23일 발표된 구 인사에서 해당 직렬의 최고위직인 6급으로 승진할 것으로 기대했다. A 씨는 경쟁자인 동료 B(49) 씨에게 "정년이 얼마 안 남았다. 승진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해 합의했고, 이를 인사담당자 등에도 알렸기 때문이다. A 씨는 자신보다 근무평점 등이 앞서지만 나이가 어린 B 씨에게 "(내가) 1년 더 근무한 뒤 퇴임하면 물려받을 수 있지 않느냐"고 읍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승진 건은 부구청장과 외부인사 등 8명이 참석하는 인사위원회에서 논란이 됐다. 정년이 2년가량 남은 A 씨를 배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인사담당인 C 국장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C 국장은 "B 씨가 입사는 1년, 7급 승진은 5년이나 빠르다. 근무평점도 6점이나 앞서는 만큼 A 씨를 승진시켜야 할 합당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B 씨가 승진했다.

A 씨는 C 국장이 자신의 승진에 걸림돌이 됐다고 판단해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지난 24일 오전 일찍 C 국장 사무실을 찾았다. A 씨는 국장실 문을 걸어 잠그고 탕비실에 있던 흉기를 들고 C 국장을 위협했다. 이후 A 씨는 휴가를 내고 잠적했다가 25일 북부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승진이 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화가 나서 돌발적으로 저지른 실수"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공무원이 인사불만으로 상사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여론이 높다. 더욱이 인사위원회가 결정해야 할 승진 문제를 대상자들이 사전에 합의하고 인사담당자에게 통보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 당연히 "공무원들의 기강이 이렇게까지 해이해졌나"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구의 미온적인 대처에 비판 여론도 거세다. 구 핵심 관계자는 "곧바로 징계 조치 등 대책회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경찰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징계 인사 등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날 A 씨를 폭력행위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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