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홍준표,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통합진보당 강병기 후보 등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3인의 TV토론이 완전히 무산됐다.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각 후보들의 정책을 비교할 수 있는 기회가 봉쇄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홍 후보 측은 선관위가 주관하든 방송사가 주관하든 통진당 후보와는 어떠한 형태의 선거 토론회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MBC경남에서 열릴 선관위 주관 TV토론회는 새정연 김 후보와 통진당 강 후보만 참석,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경남도선관위는 이와 관련해 홍 후보에게 과태료를 매길 계획이다. 공직선거법 제261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대담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는 후보자에게 4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김 후보와 강 후보는 공직을 맡으려는 사람이 법을 어기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홍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 새누리당 측의 통진당 후보의 참가 제외 요구 등으로 논란이 됐던 방송사 주관 TV토론(KNN·27일 오후 8시50분, KBS 창원방송총국·내달 2일 밤 11시10분)은 새누리당과 새정연 후보만이 참석해 진행되게 됐다. 새정연과 통진당 측은 26일 내놓은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강 후보가 도민의 알 권리와 후보 검증 기회를 위해 홍준표-김경수 간 두 후보의 토론을 대승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새누리당과 새정연 후보만의 양자토론을 요구한 홍 후보의 제안은 일고의 가치가 없지만 계속 거부할 경우 방송사 주관의 2차례 토론이 모두 무산될 수 있어 부득이한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야당 일각에서는 두 당이 새누리당 홍 후보의 노련한 술수에 걸려 이번 선거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는 격한 반응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