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보건의료노조 재개원 주장
- 복지부는 용도 변경 반대 입장

경남 진주의료원 건물을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활용하려는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경남도는 서부청사 이전에 따른 제반 절차를 오는 하반기부터 이행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여기에는 관련 조례 제정과 도시계획 시설 변경, 실시설계 등이 포함된다. 앞서 도는 진주의료원의 서부청사 활용 기본계획에 대한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이달 말 께 용역결과가 나오면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해당 절차가 순조롭게 이행될 경우 내년부터 건물 개·보수 작업이 가능해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는 서부청사의 문을 여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부청사에는 현재 진주 공설운동장 내 사무실을 쓰는 서부권개발본부(균형발전단·공공기관이전단·개발사업추진단)와 '경남도 미래 50년 사업' 및 농업정책 부서 등이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폐쇄된 진주의료원은 전체 면적 2만9843㎡(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다. 내부 개·보수만 이뤄지면 별도의 비용이 필요없어 건물 신축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이 도의 판단이다.

서부청사 개청을 도가 이처럼 서두르는 것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지난 4일 끝난 선거에서 재선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사안은 홍 지사가 선거 전부터 약속한 것이다. 선거과정에서는 여야 후보 간 갑론을박이 벌어졌으나 홍 지사가 차기 도정을 다시 이끌게된만큼 더는 미룰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 사업 추진이 연기되면 진주의료원 재개원 논란 등이 일 수 있어 이를 사전에 차단하자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도는 서부청사 개청을 담당할 서부권개발본부를 이미 가동 중이다.

하지만 야권과 보건의료노조 등이 여전히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주장하는 상태여서 도의 계획대로 사업이 시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전국보건의료노조와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경남·진주대책위는 폐업 1주년이던 지난달 29일 재개원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 측의 반대도 도가 넘어야 할 산이다. 보건복지부는 진주의료원 운영에 국비가 투입됐기 때문에 경남도가 해당 부처의 동의없이 함부로 건물용도를 변경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공공의료시설 폐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선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이에 도 관계자는 복지부와 의견조율이 거의 끝나가고 있어 서부청사 개원에 걸림돌을 없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