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으로 숨진 월남전 참전 용사에 대해 법원이 사망한 지 18년만에 고엽제 피해 후유증임을 인정했다. 부산지법 행정1부(전상훈 부장판사)는 월남전 참전 후 사망한 강모 씨의 부인 김모(74) 씨가 부산보훈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고엽제 후유증 유족등록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강 씨는 사망하기 1년여 전인 1995년께 급성심근경색 진단을 받았고 이후 합병증이 다수 발생했으며, 강 씨에 대한 시체검안서 상 뇌일혈로 기재돼 있으나 이는 유족의 말을 들은 검안의가 육안으로 검안한 것에 불과하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또 "심근경색은 2012년 일부 개정된 고엽제환자지원법 시행에 따라 고엽제 후유증으로 규정됐는데 A 씨가 사망한 1996년에는 고엽제 후유증에 포함되지 않아 유족이 부검 등 적극적인 사인 규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덧붙였다.

김 씨는 1967년 월남전에 참전한 남편 강 씨가 1996년 4월 사망한 뒤 2012년에 부산보훈청에 남편이 허혈성 심장질환인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며 고엽제후유증환자 유족등록 신청을 했다. 이에 보훈심사위원회는 '망인에 대해 심근경색 진단이 가능하지만 뇌혈관 질환이 사망 원인이 될 수 있다. 사망 당시의 기록이 없어 직접적인 사인을 확인할 수 없다'는 동아대병원의 진단을 참고해 지난해 1월 고엽제 후유증에 의해 사망한 자로 볼 수 없다고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부산보훈청은 고엽제후유증환자 유족등록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