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국제 기준에 못 미치는 활동으로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로부터 '등급보류' 판정을 받은 뒤 재심사를 위해 제출한 답변서에도 여전히 부실한 내용을 담아 빈축을 사고 있다.
인권위는 2004년 ICC 가입 때 A등급을 받았고 2008년 심사에서도 같은 등급을 유지했으나, 지난 3월 ICC 가입 이후 처음으로 '등급보류'라는 수모를 당했다. 당시 ICC는 "인권위원의 다양성·투명성·독립성을 보완하라는 2008년 권고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권고안에 대한 답변서를 6월 30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6일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실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달 말 ICC에 그동안 활동 내용과 앞으로 계획을 담은 답변서를 제출했다.
답변서에서 인권위는 권고안 이행을 위해 ▷실무추진단 구성 및 운영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와 아태지역국가인권기구포럼(APF)에 법률 자문 및 모범 입법례 요청 ▷전문가·시민단체 자문 요청 및 간담회 개최 ▷국회·대법원 등 관계기관 협의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 논의 등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위가 국제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제대로 된 권한 행사 등 충분한 활동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먼저 ICC 권고 이행과 관련한 업무 전반을 담당하는 '실무추진단'은 외부 인사 없이 인권위 직원 11명으로만 구성됐다. 단장은 사무총장이 맡았다. 자문은 14명의 전문가와 28개 시민단체에 요청했으나 3개 단체와 6명의 전문가에게서 답변을 받은 게 전부다. 간담회와 전문가 설명회 개최는 단 한 차례씩뿐이었다.
인권위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인권위원 선발 시 투명성 확보를 위해 관련 규정 신설, 신분보장 규정 강화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