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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1년 당시 부산 북구의회 개원식에서 의원들이 선서하고 있다. 국제신문DB |
- 각종 단체회비·경조사비 등
- 매달 150만~200만 원 지출
- 실 수입은 140여만 원 남짓
- 전업의원 최저생계도 휘청
- "돈 있는 사람만 의정 가능"
- 의회진입 새로운 장벽 주장
"세금으로 받는 돈이라 이런 말 하긴 죄송하지만, 의정비가 적어도 너무 적습니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초선 구의원 A 씨. 한 달 평균 310여만 원을 의정비로 받는다. 의정 자료를 수집하거나 이를 위한 보조활동에 사용되는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지급하는 '의정활동비'가 월 110만 원, 직무 활동에 대한 대가로 지급하는 '월정수당'이 나머지다. 하지만 이 중 절반가량은 금세 사라진다. '지역구 관리'에 적잖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A 의원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부분은 각종 단체 회비. 4개 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보니, 동 주민자치위원회나 각종 봉사단체, 사사롭게는 조기 축구회 같은 동호회까지 줄잡아 20여 곳에 가입해 있다. 월 회비가 총 60만 원은 너끈히 넘는다.
교통비도 무시 못 할 수준이다. 하루에도 3, 4차례 초청된 행사에 참여할 때가 많다.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시간에 쫓기다 보면 택시를 타야 한다. 한 달이면 교통비로 40만 원가량 쓴다.
경조사 소식도 끊이지 않는다. A 의원은 "의원실에 청첩장이 40장이나 쌓였던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을 의식해 지역구 인사를 뺀 뒤 고르고 골라도 많을 때는 한 주에 4, 5곳의 경조사에 참석한다는 게 의원들의 공통적인 답변이다.
A 의원은 "의원이 되기 전엔 나도 의정비 인상에 비판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을 완전히 바꿨다. 일반 회사에 다닐 때 월급보다 의정비가 적을 뿐더러 지출은 워낙 많아 집에 들어가면 눈치가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고정 지출을 빼면 올해 4인 가구 최저생계비(163만 원)에도 못 미치는 140만 원 정도만 남는다고 했다.
전업 의원보다 나은 편이지만, 의정비 외 소득이 있는 겸직 의원들도 의정비 부족을 호소하긴 마찬가지다. 겸직 의원의 경우 대부분 자영업자인데, 의정활동을 하느라 사업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매출이 반 토막 날 때도 있다. B 의원은 "전자제품 서비스업을 하는데, 평소에는 의회에 묶여있다 보니 일감이 줄었다. 대신 일할 사람을 고용하면 인건비 지출도 추가로 생겨 사업 소득이 신통찮다"고 하소연했다. 유통업을 하는 C 의원도 "새벽에 2시간 정도 매장에 나가 일하면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일감이 크게 줄었다. 열심히 하면 월 400만 원 정도 수익이 있었으나, 지금은 200만 원도 채 안 된다"고 털어놨다.
대부분 의원의 평균 지출은 월 150만~200만 원 선이다. 의장, 상임위원장 등 직책을 맡으면 지출이 많은 편이고, 당선 횟수가 늘수록 지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1991년 지방자치제 부활 당시 지방의원은 무보수 명예직이었다. 회의 참석 때 수당이 지급될 뿐이었다. 2006년에야 의원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인다는 필요성에 따라 유급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전업 의원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의원들 자신도 "의원끼리 경쟁이 심해 충실한 의정활동과 공부를 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를 장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의정비 인상은 열악한 지자체 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이기적인 양태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현 의정비 수준으로 '직업적 정치인'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지방의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한 구의원은 "의정비로는 사실상 생활이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돈 있는 사람'만 지방의원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지방의회가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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