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근로자에게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각종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지난해 12월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은 통상임금에 속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에 따른 것이다.

부산지법 민사7부(성금석 부장판사)는 르노삼성차 노동자 61명이 낸 통상임금 소송에 대해 정기상여금 500%를 비롯해 문화생활비·중식대 보조비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것으로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회사 측이 2000년 이후 소속 근로자들에게 매년 짝수월에 정기상여금을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해 왔고 그 액수도 근로자 개인 기본급의 약 50%에 이르러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우발적·일시적 급여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회사 측은 정기상여금이 '홀수 월 말일'에 재직한 노동자에게만 지급되므로 소정 근로의 대가가 아니고, 고정적이지 않으므로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르노삼성차는 이번 판결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근로자들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노사가 합의한 임금인상률인 2∼6%를 훨씬 웃도는 56% 이상 증가한 임금을 받게 되고 회사 측의 법정수당, 퇴직금, 사회보험료 증액분이 1168억 원에 이르게 된다고 주장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달 임금 및 단체협약에 합의하면서 상여금 및 모든 수당의 통상임금 적용 여부를 법원 판결에 따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통상임금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 근로자들이 통상임금 소송에서 일부 승소하자 통상임금 관련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현대자동차 사측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현대차 측은 근로자에게 2개월에 한번 정기 상여금을 주되 이 기간 근무일이 15일 미만이면 주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는 만큼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한국GM, 쌍용자동차는 통상임금을 확대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