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균도 가족 항소심과 별도 진행

'원자력발전소 주변 암 발병 피해' 손해배상을 위한 집단소송단이 대규모로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최근 갑상선암 발병 관련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균도와 세상걷기'의 주인공 이진섭 씨 가족이 진행 중인 항소심과 별개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등 반핵단체들은 지난달 23일부터 고리·월성·한빛·한울원전의 방사능 비상계획구역(반경 8~10㎞) 안에 3년 이상 거주한 갑상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원고를 모집한 결과 223명이 소송 참여를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고리원전 인근 주민이 180명으로 가장 많으며, 경북 경주시 월성원전 인근 주민 20명, 전남 영광군 한빛원전 인근 주민 13명, 경북 울진군 한울원전 인근 주민 10명이다.

애초 반핵단체는 지난달 17일 부산지법 동부지원의 일부 배상 판결에 대해 균도 가족과 한국수력원자력 모두 항소한 만큼 항소심 결과를 보고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신청자들은 패소할 경우 상대 측 변호사 비용 부담도 감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오는 30일 손배소 원고 모집을 끝내고 변호인단을 구성한 뒤 다음 달 10일께 관할 법원에 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손해배상 청구금액은 1심 법원이 한수원의 책임을 인정해 결정한 인당 1500만 원이다.

갑상선암 환자들은 이와 함께 배우자에게 200만 원, 부모와 자녀에게 각각 1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해달라고 청구하기로 해 전체 원고는 5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예상보다 많은 주민이 참여한 것은 원전 인근 주민이 체감하는 피해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