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가 23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원전 내부 문서 유출 사과와 관련 집회를 하고 있다. 강덕철 선임기자 kangdc@kookje.co.kr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내부 자료가 5번째 인터넷에 공개됐다. 지난 15일, 18일, 19일, 21일에 이어 이틀 만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틀이 멀다하고 조롱당하고 있지만 아직 문서 유출의 실체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한수원 문서 유출을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자는 23일 오후 3시께 트위터에 한수원을 조롱하는 글을 올리면서 원전 도면 등이 담긴 4개의 압축파일과 원전기술 관련 기사의 인터넷주소(URL)를 공개했다. 4개의 압축파일에는 고리 1·2호기와 월성 3·4호기의 도면과 PC 화면을 캡처한 그림파일 등이 담겼다. 한 파일에는 고리 1·2호기 원전 도면 5장이, 다른 파일에는 월성 3·4호기에 대한 최종 안전성 분석 보고서에 포함된 도면 10장이 포함됐다.

자신을 '원전반대그룹 회장'이라고 지칭한 이 트위터 사용자는 "한수원 사이버 대응훈련 아주 완벽하시네. 우리 자꾸 자극해서 어쩌려고"라고 썼다. 이어 "원전반대그룹에 사죄하면 자료 공개도 검토해 볼게"라며 "사죄할 의향이 있으면 국민 위해서라도 우리가 요구한 원전들부터 세우시지"라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국민을 사랑하는 원전반대그룹이다. 국민 여러분, 원전에서 빨리 피하세요. 12월 9일을 역사에 남도록 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한편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반핵대책위)는 이날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 자료를 해킹당한 한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핵대책위는 "한수원이 중요 자료를 해킹당했음에도 사과도 일절 없고 대책 마련도 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원전 책임자를 문책하고 부산시는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할 대책을 세우라"고 주장했다. 반핵대책위 박철 공동대표는 "한수원과 '핵 마피아'는 시민들에게는 정보를 숨기고 크래커(악성 해커)에 정보를 뺏기고 있다"며 "만약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정부와 한수원에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