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부산 중구 부평깡통야시장이 휴업에 들어가면서 야시장의 판매대가 보관소에 그대로 놓여있다. 홍영현 기자 hongyh@kookje.co.kr

# 삐걱대는 이유

- 손님 늘어도 기존상인 별 무소득
- 개장 늦춰라 요구에 야시장 반발

# 부산시 중재안

- 점포·야시장상인간 협의체 가동
- 동·하절기 영업 시간 분리 검토
- 야시장상인 발전기금안 등 제시

부산시가 부평깡통야시장의 파행에 대해 중재에 나서면서 부평깡통시장 상인회장으로부터 26일부터 야시장을 운영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하지만 갈등의 핵심인 개장 시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상인들 간 앙금도 남아있어 운영 재개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정진학 시 경제통상국장은 26일부터 부평깡통야시장이 개장할 수 있을 것으로 25일 내다봤다. 김종열 부평깡통시장 상인회장이 개장을 약속한 데다 야시장 측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양측이 공식적으로 합의한 것은 아니어서 파행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파행의 원인은 야시장의 인기에 비해 기존 상인들에게 주어지는 '당근'이 없다는 것이다. 상인회에 따르면 현재 야시장에는 하루 평균 5000여 명이 찾고 있으나 야시장을 운영하기 전보다 수익이 훨씬 늘어난 곳은 30%가량에 그치고 있다. 특히 채소류나 생선류를 취급하는 곳에서는 야시장 손님과 장을 보는 단골 손님과는 차별돼 사실상 야시장 운영이 수익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아 불만이 많은 상태다.

시는 양측이 공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다. 개장 시간 연기에 대해서는 동절기와 하절기를 분리해 개장 시간을 달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동절기에는 현행대로 오후 7시 개장하고, 하절기에는 오후 8시 개장하는 안이다. 하지만 하절기에 오후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운영하는 것은 좋지만 종업원을 1명씩 두는 상태에서 도시철도가 끊겨 비용문제가 발생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야시장상인들이 일정액을 시장발전기금으로 내는 안도 검토 중이다. 야시장상인의 경우 사실상 도로점용료만 부과하고 있어 시장 발전을 위해 기여할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야시장 상인은 "상품을 판매한 뒤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있는 온누리상품권으로 대금을 지급받아 이를 현금으로 교환할 때 5% 또는 3%를 시장발전기금 형태로 내는 것을 검토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매대 간 간격이 좁아 손님이 머무르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매대 18곳을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 대신 기존 매대의 간격을 벌리는 안을 구상 중이다. 정 국장은 "일단 시와 구청이 함께 현재 상황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한 뒤 점포상인이 원할 경우 경영컨설팅 또는 품목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시와 구, 점포상인과 야시장상인이 결합된 협의체를 만들어 서로 협의하는 구조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야시장 상인은 "기존 점포가 오후 6시 이후 새로운 품목을 팔 수 있게 자리를 빌려주고 자릿세를 받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다. 자릿세를 충분하게 치른다면 그야말로 윈-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의대 박봉두(유통관리학과) 교수는 "야시장을 개설하면 고객이 늘 것이라는 장점만 부각한 채 야시장을 운영해 갈등 해결에 대한 부분은 간과한 것 같다"며 "개장 시간을 늦추는 것은 갈등의 한 양상으로 이 부분이 해결되더라도 다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