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원도심과 외곽지역의 자살률이 다른 지역보다 높고, 40·50대 자살이 두드러진다는 점(본지 2일 자 6면 보도) 등이 확인되면서 부산시가 지역에 맞는 특화된 대책을 마련했다.
부산시는 올해부터 지역별 맞춤 자살 특화 사업을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농약 자살'이 많은 강서구에서는 '농촌형 농약 안전보관함 사업'을 펼친다. 특정 지역에 관리함을 설치해 농약이 필요할 때 가져가게 함으로써 위험한 농약을 멀리하는 효과가 있다. 욱한 마음에 충동적으로 농약을 마시는 사고를 줄일 수 있다.
착화탄 판매처가 많은 사하구는 번개탄 판매업소 관리 사업인 '희망가게 만들기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필요 이상으로 번개탄을 많이 사가거나 낯선 사람이 이를 살 때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시스템이다.
수영구는 홀몸노인의 우울증 관리를 위해 심리·사회적 돌봄 서비스를 준비했다. 상담사를 파견해 말벗이 됨으로써 외로움을 극복하게 하려는 것이다.
부산시 김기천 건강체육국장은 "앞으로 자살률이 높은 원도심을 중심으로 지역 맞춤형 자살 예방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년층과 원도심 자살률이 높게 나온 것과 관련해 특화된 자살 예방 서비스를 주문했다. 사회복지연대 박민성 사무처장은 "건강이 악화하면 극단적인 선택을 쉽게 하게 되는 만큼 지역별 자살률 격차는 지역별 건강지표 차이와도 연결된다"며 "장년층 자살자가 많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났으니 이들이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특화된 자살 예방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원도심과 외곽지역 자살률이 높게 나타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빈곤·복지체계와 연관해 자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부산복지개발원 박주홍 부연구위원은 "자살 원인으로 정신질환을 많이 꼽지만 그 저변에는 사회·경제적인 요인이 있다"며 "지역별 자살률은 지역별 빈곤 문제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생명의전화 오흥숙 원장은 "전화를 걸어오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당장 일자리가 없어 먹을 것이 없고 잠 잘 곳이 없다는 호소를 하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