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모델 대표성 잃을 수도"
부산시와 각 기초자치단체가 부산을 찾는 관광객 사이에서 흥행을 일으킨 부평깡통야시장을 롤모델 삼아 추가로 상설 야시장 만들기에 나섰다. 하지만 후속 야시장들의 운영 방식이 부평깡통야시장의 것을 빼다 박아 우후죽순격 야시장 확장이 자칫 부평깡통야시장이 갖는 상징성마저 잃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는 다음 달 동구 초량 이바구야시장(16일)과 수영구 수영 팔도야시장(30일)이 문을 연다고 15일 밝혔다. 이들 야시장은 매일 오후 7시께 문을 열어 자정까지 영업한다. 서구 또한 지난해 '충무동 골목시장 활성화' 연구 용역을 마쳐 상설 야시장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야시장의 롤모델은 앞서 2013년 10월 개장한 중구 부평깡통야시장이다. 깡통야시장은 최근 시장 내 점포상인과 매대상인 간 격한 갈등을 겪었음에도 즉석 매대의 다양한 먹거리를 앞세워 침체한 시장을 살린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문제는 3억7000만 원 상당의 예산을 투입해 다음 달 문을 여는 두 군데 야시장이 깡통야시장의 콘셉트를 그대로 모방해 별다른 차별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데 있다. 이바구야시장의 경우 '동구의 특색있는 전통 관광 콘텐츠와 상품을 접목'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결국 노점 매대를 들여 전통·다문화 음식을 판매한다는 게 골자다. 팔도야시장은 유니폼 통일과 친절·위생교육 등을 '운영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웠지만 역시 노점에서 파는 즉석 음식이 주력 상품이다.
이처럼 하나의 성공 모델을 너도나도 답습하는 '미투(me too) 현상'은 특히 식품 업계의 고질병으로, 궁극적으로는 업계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시장을 '레드 오션'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한 전통시장 관계자는 "비슷비슷한 야시장의 수효만 늘리다간 오히려 깡통야시장의 대표성마저 잃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깡통야시장이 치렀던 내홍을 방지할 만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야시장이 개장한 이후에라도 시장의 특성 반영·주변 관광 자원과의 연계 등에 대한 꾸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동아대 오동윤(경제학과) 교수는 "족발 거리·주꾸미 거리처럼 특화된 먹거리 콘텐츠를 중점 육성하고 기존 시장 상인이 새로 들어설 매대 상인에게 식자재 등을 납품하게 하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도 새로운 '윈윈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