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상보육은 朴대통령 공약
- 재정부담 지방에 전가 말라"
- 어린이집 보육료 파행 우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교육감들이 내년 누리과정(만3~5세 공통교육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무상보육이 다시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행정자치부가 누리과정 경비를 의무지출 항목에 추가하는 내용으로 '지방재정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나온 교육감들의 첫 공동 대응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등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교육감은 5일 오후 울산 롯데호텔에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를 열고 "내년 누리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공동 선언문은 "누리예산이 대통령 공약사항인데도 올해 시·도교육청에 일방적으로 전가돼 학교운영비 삭감 등 공교육 부실화와 지방채 규모 급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다"며 "그런데도 교육부는 내년 누리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았고 기획재정부는 이를 교육청 의무지출경비로 규정, 보통교부금에서 충당하도록 해 지방교육 재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감들은 "누리예산을 교육청 의무지출경비로 지정하는 시행령과 규칙 개정은 지방교육재정을 파탄으로 내몰고 교육감의 예산편성권과 자율권을 침해한다는 측면에서 위헌적이며 불법적이므로 중단돼야 한다. 누리예산은 중앙정부 의무지출경비로 편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17개 시·도교육청의 세출 총액은 61조 원, 세입 총액은 55조 원으로 6조 원이 부족하고 올해 기준 지방채 총액도 11조 원이나 돼 누리예산을 위한 재정 여건이 안된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교육감들은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한 누리예산 교육청 의무지출경비 지정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청와대와 국회 앞에서 교육청별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오는 28일 국회에서 '누리과정 등으로 인한 지방교육재정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며 지방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와 확충을 위한 범국민대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전국 교육감들이 누리예산을 내년 예산에 편성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를 둘러싼 파행은 또다시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기준으로 부산의 누리예산(유치원을 제외한 어린이집 무상보육 기준)은 976억 원으로 1000억 원에 육박한다. 부산을 포함한 전국 누리예산 규모는 2조1530억 원이다. 올해도 정부가 누리예산을 지방교육청에 떠넘기면서 교육청이 연간 예산 편성 자체를 못했다가 추가경정예산 때 가까스로 '펑크'는 면한 바 있다. 부산의 경우 올해 예산 부족으로 애초 4.8개월분(391억 원)만 편성했다 추경 때 7.2개월분(585억 원)을 반영한 바 있다.
유치원(교육) 누리예산까지 포함하면 예산 규모는 4조 원(부산 2300억 원)이나 돼 교육청의 실질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한정된 지방교육재정(보통교부금) 내 무상보육 예산 비중이 커지다 보면 상대적으로 초중고교 교육예산은 삭감이 불가피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