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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료원 전경.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 진료비 인상도 쉽지 않아
- 공공의료 질 향상 딜레마
부산의료원이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최첨단 고가 의료 장비를 장기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인턴과 레지던트가 야간 응급 진료를 하는 등의 파행 운영을 하고 있다. 이는 저렴한 진료비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공공의료의 특성 탓에 발생한 문제여서 부산시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부산의료원은 지난 3월부터 암 정밀진단장비인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PET-CT) 운영을 중단했다고 17일 밝혔다. 2012년 2월 도입한 PET-CT는 23억2200만 원의 고가 최첨단 장비로, 전신을 한꺼번에 촬영해 암 정밀진단과 치매 검사 등이 가능하다. 의료원 측이 취약계층에 고급 의료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려고 도입한 이 장비의 운영을 중단한 것은 채산성 때문이다. 이 장비는 방사성 동위원소 의약품을 제조하는 업체인 '케어캠프'로부터 받아 회당 사용료 30만 원을 지급하는 형식으로 설치됐다. 검사비가 싼 데다 사용료까지 지급하면 수익은 거의 없다. 의료원 측은 검사비로 전신 74만330원, 뇌 46만2150원을 각각 받아왔다. 이는 대학병원 기준 전신 120만 원, 뇌 100만 원의 절반 수준이다.
의료원 측은 현재의 진료비로 PET-CT 운영이 힘들어지자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연봉을 1억2000만 원에서 7000만 원으로 삭감을 요구했고, 해당 의사는 지난 2월 말 의료원을 그만뒀다. 그 이후 의료원 측은 전문의를 8개월째 구하지 못하고 있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사용할 수 있는 특수면허 소지자가 적은 데다 의료원 재정 사정상 종합병원 절반 수준의 연봉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정문기 원장은 "올해 초부터 PET-CT 보험적용 대상자가 바뀌면서 월 20~30명이던 검진환자가 절반가량 줄었다"며 "계속 운영하자니 유지비나 인건비 부담이 커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응급의료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의료원 응급의료 과장은 1명뿐이고 야간에는 인턴과 레지던트가 숙직을 서면서 중증환자가 들어올 경우 전문의를 불러 치료하고 있다. 의료원 측은 조만간 전문의를 한 명 더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최근 문을 연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응급전문의를 대량으로 모집해 채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문제는 의료원 등 지역 거점 공공병원 대부분이 겪고 있다. 16개 필수 진료과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88%이고 이직률이 30%에 이를 정도로 의사 인력 수급은 취약한 상태다.
의료원 공공의료연구소 이성주 과장은 "시민의 의료서비스 요구는 높은데 이를 현실적으로 맞추기 어렵다"며 "의료원 이미지 때문에 가격을 올리거나 서비스 질을 낮춰도 문제이고, 적자운영을 하면 방만하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