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도매시장 전처리 농산물의 위생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는 2일 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지역 농산물도매시장 11개 업소에서 유통·판매되는 전처리 농산물에 대한 위생관리 실태를 조사해 발표했다. 전처리 농산물이란 배추 양파 생강 등 수확 후 세척, 껍질 벗기기, 절단 등 가공을 통해 열처리 없이 바로 섭취·조리할 수 있는 식재료를 말한다.

시 조사 결과 전처리한 농산물 13개 품목의 미생물 모니터링 결과 대장균은 검출되지 않았으나, 11개 품목에서 세균수가 g당 100만 균주 이상 검출됐다. 일부 품목에서는 g당 최고 5000만 균주의 세균이 나왔다.

반여농산물도매시장의 생강에서 g당 5000만 균주, 엄궁농산물도매시장의 깐 호박에서 g당 3400만 균주의 세균이 검출됐다. 현재 전처리 농산물에 대한 미생물 기준은 없지만, 즉석조리식품이나 비가열 섭취 냉동식품의 경우 세균 수 기준은 g당 10만 균주 이하다.

전처리 장소가 급수시설이 갖춰진 작업장이 아니라 판매업소 내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는 탓에 교차오염의 우려가 있고, 관련 업체 대부분 작업대 없이 바닥에서 처리해 비위생적인 환경에 쉽게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관련 기관과 해당 도매시장 등에 통보해 농산물 취급 관리 감독을 강화하도록 했다. 시 노영만 보건위생과장은 "전처리 공정은 가공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아 별도의 식품제조 가공업 등록이 필요 없어 행정력이 미치지 못한다"며 "전처리 농산물을 주로 사용하는 단체급식소나 식당에서는 반드시 흐르는 물에 충분히 세척하고 소독한 후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