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공무원들의 복지시설 진출이 늘면서 부산시의 사회복지 관련 부서 인기도 치솟고 있다.
시의 한 중간 간부는 "최근 사회복지 관련 부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인사 때가 되면 경쟁이 치열하다"며 "퇴직 후에 복지시설로 옮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현상은 퇴직을 앞두고 복지법인 쪽 인맥을 쌓으려는 4급 과장과 5급 팀장급에서 주로 나타나고 실무자들에게 복지 분야는 업무 강도가 높기로 유명하다"고 덧붙였다.이뿐만 아니다. 최근 공무원들 사이에서 퇴직 이후를 대비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려는 붐까지 조성되고 있다. 복지시설장으로 가려면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이 필요하다. 2급은 인터넷 강의로 14개 과목을 이수하면 별도의 시험 없이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1급은 조건이 까다롭고 1년에 한 번뿐인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지난해 합격률은 31.6%에 불과했다.
최근에는 행정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공무원도 증가하는 추세다. 부산대 행정대학원의 경우 5학기를 이수하고 논문을 쓰면 석사학위와 함께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준다. 시 공무원은 대학원 학비를 전액 지원받는데 매년 5~7명의 공무원이 입학한다. 지난해에는 7명이 들어가 공부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사회복지가 아닌 다른 분야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원에 다니는 한 5급 사무관은 "예전 사회복지 분야에서 근무했지만 지금은 다른 분야에서 일한다"며 "퇴직 후 복지시설에서 봉사하려고 공부하고 있는데 복지시설장으로 가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직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원에서 복지법인 관계자와 공무원이 만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퇴직 후 시설로 옮기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공무원 출신 한 요양시설장은 "행정대학원에 다니면서 법인 대표와 친분을 맺었다"며 "30년 넘는 공무원 경력을 발휘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퇴직 후 시설장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