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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초여름 무렵 고사리밭 전경. |
박미경 씨는 고사리 농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말리고 싶다고 했다. 생산량이 늘어나 값이 곤두박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그래도 이미 만들어진 고사리밭을 사들인 데다, 단골손님 중심으로 직거래해 그나마 어려움이 덜했다고 한다.
그래도 고사리 농사를 시작하겠다면 철저하게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해 특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박 씨의 당부다. 고사리밭에는 제초제는 살포하지 않고 예초기를 사용할 수 없으니 풀과의 끝없는 전쟁을 치러야 한다. 뽑아도 뽑아도 중공군의 인해전술처럼 올라오는 잡초를 감당할 인내가 필요하다.
또 상품이 좋아야 소비자가 찾는다. 우선 내가 조금 편하기 위해 눈가림식으로 생산하면 소비자들은 금세 알아본다. 소비자들이 배신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명품을 만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박 씨는 토실토실하게 자란 고사리를 위에서 15~20㎝ 가량만 자른다. 아깝다며 아래로 더 내려서 자르면 질겨서 못 먹는 경우가 생긴다.
채취한 고사리는 그날 가마에 넣어 삶아내 봄볕에 말린다. 말릴 때에도 그물망의 아랫부분에 공기가 흐르도록 해야 골고루 잘 마른다. 고사리는 바짝 말리기만 하면 그늘진 상온에서도 장기보관할 수 있다. 박 씨는 자신이 생산해 배송하는 농산물에는 택배비를 직접 부담한다. 얼마 안 되는 비용이지만 소비자가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 씨는 "얼굴이 햇볕에 그을리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커피나 마시며 수다 떨던 도시생활을 잊을 각오만 한다면 농촌 생활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