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을 마구 때린 뒤 도로 변에 내던지고 달아나 숨지게 한 40대 남성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유창훈 부장판사)는 자신의 차량 내에 여성을 태운 뒤 무차별적 폭행을 가하고 이에 쓰러진 여성을 도로 변 풀숲에 내려놓고 달아나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기소된 이모(48) 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7월 8일 새벽 2시50분께 김모(여, 31) 씨가 '술 한 잔 하자'고 말을 건네자 자신의 차에 태워 이동하던 중 김 씨를 마구 때려 정신을 잃게 한 뒤 당일 새벽 3시40분께 부산 금정구 회동동 도시고속도로 가드레일 밖 풀숲에 김 씨를 내려놓고 달아나 과다출혈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살인 혐의로 이 씨를 기소했지만 상해치사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재판부는 "연약한 여성을 상대로 저지른 이번 범행은 수법이 잔혹한 데다 이 씨는 범행 이후 세차로 증거를 인멸했다는 점 등에서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볼 때 이 씨가 김 씨의 태도에 화가 나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범행을 깊이 뉘우치는 점을 참작한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이 같은 사건의 권고형량은 4년~10년6월이지만 ▷잔혹한 범행수법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는 양형에서 '특별가중인자'로 작용한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