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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사천시 서포면 다평리 다맥항 전경. |
진춘현 씨는 비어있던 친척 집을 무상으로 빌려 직접 수리해 살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고향이지만 텃세 아닌 텃세는 있었다. 생판 모르는 타향이었다면 더 나았을지, 아니면 더 어려웠을지 모르겠지만 그는 고향인데도 그러한 불편함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고향이건 타향이건 제 하기에 달렸다며 아무리 잘하려고 노력해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지켜보는 시선은 있기 마련. 그래서 한 번 떠난 고향에 돌아오기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
귀농이나 귀어를 하기 위해서 마을 주민과 원만하게 보낼 수 있는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도시의 아파트촌이라면 시골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살고 있지만, 이해관계가 직접 상충되지 않는 한 서로 건드리지 않으므로 이웃 사이에 생기는 스트레스는 오히려 덜하다. 그러나 시골은 하루 대부분이 서로에게 노출된 탓에 서로를 지켜보고 간섭할 수 있는 여건이 훨씬 많다. 그러므로 귀농인이나 귀어인 모두에게 가장 먼저 지적하는 게 지역민과의 유대다.
진 씨는 돈을 벌기 위해 귀어한 사례가 아니라 편안하고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려고 돌아온 고향이어서 상대적으로 이웃과의 마찰이 훨씬 덜했다고 말한다. 그는 "시골에서는 스스로 낮추지 않는 한 울고 나간다"고 단언했다. 그저 진심을 알아줄 때까지 묵묵히 일하며 반갑게 인사하고 살갑게 살아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귀어는 귀농과 달리 보이지 않는 바닷속 어패류나 해초류를 채취하며 살아가므로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진 씨는 조언했다. 바람이 심한데도 고기를 잡겠다면 사고로 이어지고 물때가 맞지 않는데도 무작정 바다에 나가봐야 기력만 허비하고 아무것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지런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고 했다. 어업은 농사일처럼 오늘 못하면 다음 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그때그때 적기에 일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