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산악에서 멧돼지 출몰이 잦아 봄철을 맞은 산행객들은 조심해야 한다.

부산유해조수기동포획단은 올해에만 멧돼지 17마리가 포획됐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2일 오후 8시 북구 화명동 가나안 수련원 인근에 멧돼지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이날 출몰한 멧돼지는 길이 1m 남짓으로, 성체가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멧돼지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부산유해조수포획단에 의해 포획됐다. 멧돼지는 일반적으로 겨울철에 주로 출몰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봄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환경 파괴로 인해 멧돼지의 서식환경이 줄어드는 한편, 번식 철을 맞아 영양보충을 위해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내려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멧돼지는 최근 금정산과 백양산 인근에서 자주 출몰한다. 올해 북구에서만 5마리의 멧돼지가 포획됐다. 이는 인근 양산 지역에서 쫓겨난 멧돼지가 북구 쪽으로 넘어오는 탓으로 분석된다.

시 지질생태팀 관계자는 "양산과 맞닿은 북구 금정산 쪽에서 멧돼지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북구 백양산 인근 등산로에서는 멧돼지 8마리가 나타나 등산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북구는 최근 금곡동 인재개발원 인근에 산행객을 대상으로 멧돼지를 조심하라는 현수막을 부착했다.

멧돼지 전문가들은 산행하면서 라디오를 듣거나 고함을 지르면 멧돼지를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번식 철을 맞아 성체가 새끼들과 함께 다니는 경우가 잦은데, 새끼들이 인기척에 놀라게 되면 어미가 흥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부산야생동물물보호협회 최인봉 협회장은 "멧돼지는 수풀이 우거진 곳을 싫어해 사람이 다니는 등산로에서 주로 발견된다"며 "멧돼지는 눈이 나쁘니 등을 보이지 말고 조심스레 자리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