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부족으로 장기 표류 중인 부산 기장군 중입자 가속기 치료센터 건립(본지 지난 10일 자 4면 보도)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며 기장군의회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기장군의회는 23일 열린 제21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중입자 가속기를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에 조속히 조성해달라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승우(새누리당·사진) 군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결의안에 김정우 의장을 비롯한 의원 7명이 모두 찬성했다. 군의회는 더 늦기 전에 '꿈의 암 치료기' 중입자 가속기가 기장군에 조성될 수 있도록 미래창조과학부와 부산시, 한국원자력의학원, 정치권이 힘을 써 달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결의문에서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총 750억 원의 부담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아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만큼 조속히 예산 투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원자력의학원이 절차를 이행하고, 향후 수출용 신형연구로를 활용하는 법인의 본사가 약속대로 기장군에 설립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 의원은 "미래창조과학부와 기획재정부에서는 사업 추진 기관에 대한 행정 지원을 충실히 이행하고, 부산시는 산단 기반시설 조성공사비 등의 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나서 달라"고 덧붙였다.

군의회가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더는 사업이 지연되는 것을 두고 보지 못하겠다는 의지의 표출로 해석된다. 현재로서는 내년 완공이 물 건너갔다.

중입자 가속기는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주관으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8년간 1950억 원이 투입돼 기장군에 설치된다. 2012년 가속기 공학설계 등을 시작으로 세부연구가 진행됐지만 원자력의학원의 재정난으로 750억 원의 사업비 투입이 불투명해지자 전체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여기에 서울 연세의료원이 2020년 가동을 목표로 중입자 가속기 도입에 나서 가속기 선점 효과까지 빼앗긴 상태다.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이 사업에서 기선을 뺏기면 앞으로 사업 진행 과정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용 신형연구로는 방사성 의약품을 지속해서 생산할 수 있는 의료 전용 연구로로 아시아 지역에 제품을 수출해 지역경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2017년 완공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