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죽였냐" 질문에 묵묵부답
- 오늘 부산지법서 영장심사
- 범행 수법 잔인해 원한 통한
- 사전공모 있었는지도 추궁
인도양에서 벌어진 한국 원양어선 광현803호 선상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베트남 선원 2명이 부산해경에 도착해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광현호 선상살인 사건 피의자인 베트남 선원 B(32) 씨와 V(32) 씨가 30일 수사본부가 차려진 부산 영도구 해양경비안전서로 들어가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베트남인 B(32) 씨와 V(32) 씨는 30일 밤 9시5분 부산 영도구 해양경비안전서에 도착했다. 이들은 범행동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문 채 수사본부로 들어갔다. 해경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후 1일 오전 부산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거친다.
피의자들이 입국함에 따라 그간 참고인 조사에 그쳤던 사건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해경 수사팀은 상급선원을 잔인하게 살해한 베트남인들의 살해 동기와 사전 공모 여부를 밝히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세이셸공화국 현지 국립병원에 안치 중인 선장과 기관장 시신은 조업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흉기에 의해 크게 훼손된 상태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와 흉기에 묻은 혈액 자료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분석 중이다.
피의자들이 범행 당시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져 살해가 우발적이었는지 사전에 공모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다. 광현803호 선원 10여 명은 사건이 있기 전에 선장이 나눠준 양주 2병을 나눠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초기 베트남인들이 술에 취한 나머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있었다. 그러나 그 범행 수법이 잔인한 점으로 미뤄 평소 한국인 선원에게 쌓인 원한으로 인해 사전에 범행을 공모했을 가능성도 있다.
선상에서 가혹 행위가 있었는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약 200만 원 월급에 더해 어획량에 따라 성과급을 받는 원양어선 특성상 어획량을 늘리기 위해 폭언과 가혹 행위가 있었을 수 있다. 해경은 이런 환경에서 지난 4월 배에 오른 선장과 베트남 선원 사이에 갈등이 있었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해경은 참고인 조사를 통해 나머지 선원들의 공모나 묵인·방조 여부도 밝히기로 했다.
부산해경 이광진 해상수사정보과장은 "당시 배에 탑승한 다른 선원들을 상대로 가혹 행위 여부를 조사했지만, 아직 명확히 드러난 부분은 없다"며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이후 선원들의 범행 공모 여부, 선원 처우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해경은 살인사건 이후 세이셸군도까지 광현호가 이동하면서 피의자와 동료 선원끼리 말을 맞추는 것을 우려했으나, 현재까지 벌인 조사에서 그런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광동해운 선사는 유족과 보상 문제를 협의 중이다. 선원이 직무 중 사망할 경우 유족은 선원법에 따라 승선 평균임금의 1300일분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