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장·기관장 시신 국내 운구
원양어선 광현호에서 선장 등을 살해한 혐의로 청구된 베트남 선원들의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이들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한국인 선장 등의 비인격적인 대우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부산지법 김상윤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일 오후 "범죄가 소명되고 범죄 결과가 중하며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들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베트남인 살인 피의자 B(32) 씨와 V(32) 씨는 이날 부산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선장 등의 폭언에 시달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부산해경 유치장에 입감된 베트남 선원들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부산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베트남 선원 중 1명은 부산지법으로 향하는 호송차량에 올라타기 전 선장을 죽였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노(NO)'라고 답했으며 다른 선원은 답변을 거부했다.
이들은 영장실질심사에서 평소 조업이 서툴다는 이유로 선장과 기관장에게 자주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피의자 B 씨는 이에 불만을 품어 지난달 19일 선장 Y(42) 씨가 조타실에 혼자 있는 틈을 타 흉기로 살해한 뒤 선실에서 자고 있던 기관장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를 살해하기 전 선내에 몰래 반입한 술을 나눠 마시면서 범행을 공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의자 V 씨는 범행을 부인했다고 해경 관계자가 전했다. 해경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범행을 정당화하기 위한 주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세이셸군도 현지 국립병원에 안치된 선장과 기관장의 시신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공항을 거쳐 이날 오후 4시55분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시신은 미리 준비된 운구 차량에 실려 부산 영도구의 한 병원에 안치됐다.
해경은 선장과 기관장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다. 유족은 부검을 마치는 대로 시신을 인수해 광동해운 선사와 보상 문제를 협의하고 장례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만큼 사건의 전말이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해경은 한국인 항해사와 외국인 선원을 대상으로 벌인 참고인 조사 결과와 흉기 등 증거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살해 동기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경은 그간 세이셸군도 현지에서 피의자들을 체포하면 불법수사 논란이 발생할 수 있어 현지 경찰의 도움을 받아 피의자 신병을 확보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