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 군락 제거·어로행위 제한도
- 창원시, 어민에게 보상금 지급

"재두루미(사진)야, 안락한 주남저수지로 놀러 오렴."

경남 창원시가 의창구 동읍 주남저수지에 '겨울 진객(珍客)'인 재두루미를 모시기 위해 환경 개선에 나섰다. 천연기념물 제203호인 재두루미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이다.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6500여 마리에 불과하며 이 중 300∼350마리가 10월 하순부터 이듬해 3월 하순까지 주남저수지를 찾아 월동한다. '철새의 낙원'이라고 불리는 주남저수지에서도 재두루미는 귀한 손님이다.

창원시의 '재두루미 모시기'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저수지 물빼기다. 현재 저수지 수위 3.4m를 3.2m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수위가 이 정도 돼야 재두루미가 먹이활동 후 쉬고 잠자는 갈대섬이 물 밖으로 완전히 드러날 수 있다. 재두루미는 천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날개가 물에 젖지 않게 하려고 사방이 물로 둘러싸인 갈대섬이나 모래톱에서 잠을 잔다. 원래 주남저수지는 동읍과 대산면 등 인근 곡창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던 곳이어서 다음 해 가뭄에 대비해 가을과 겨울철에 물을 많이 채워놓아야 한다. 따라서 재두루미들은 저수지의 수위가 높아 갈대섬이 잠기면 잠잘 곳과 휴식처를 찾지 못해 주변 논을 떠돌아다니거나 개나 사람에게 쫓겨 다녀야 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환경단체들은 재두루미가 안전하게 월동할 수 있도록 창원시에 건의했다. 결국 물을 빼고 나서 봄철에 농업용수가 부족하면 낙동강 물을 끌어오고 전기료 등 양수비용을 시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저수지 수위 낮추기가 가능하게 됐다.

다음으로 갈대섬을 중심으로 한 연(蓮) 군락 제거다. 주남저수지를 뒤덮다시피 한 연 군락으로 재두루미는 월동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시는 이달 말부터 연 군락 제거에 나선다.

이외 재두루미 등 철새의 월동을 위한 어로행위 제한 기간을 1개월 연장해 매년 11월 1일부터 다음 해 2월까지로 했다. 주남저수지 어로활동 금지 기간 어민들에게는 보상금을 지급한다.

시 관계자는 "강원도 철원에 재두루미 선발대가 이미 도착했고 이달 말이나 다음 달초가 되면 주남저수지에도 재두루미가 날아들 것"이라며 "재두루미가 오기 전에 수위 낮추기와 연 군락 제거 등 쾌적한 서식 환경 조성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