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동생의 통장 연임을 반대하자 마을회관에 최루 분말을 뿌린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배모 씨가 최루 분말을 뿌리고 있다. 부산 강서경찰서

부산 강서경찰서는 14일 강서구 생곡동 생곡마을회관에서 최루 분말을 뿌려 2층에 회의 중이던 마을 주민 9명에 해를 끼친 혐의(특수상해 등)로 배모(51) 씨를 검거했다.

배 씨는 13일 오후8시48분 마을대동제를 마친 후 2층에서 회의 중이던 노인 30여 명에게 고통을 주려고 2년 전부터 보관해오던 최루 분말을 담은 캡슐을 1층 복도에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최루 가스를 마신 이들 중 9명은 두통과 호흡 곤란 등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과 마을 주민에 따르면 마을 주민 80여 명은 이날 오후 7시부터 8시30분까지 1년에 한 번 개최하는 마을 총회인 대동제에 참석했다. 60대 이상의 주민이 주축이 된 일명 '노인회'는 이 자리에서 배 씨의 동생이자 현 통장인 배모(49) 씨의 임기 연장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현 통장을 지지하는 젊은 주민과 노인회 사이에는 1시간가량 고성이 오갔던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노인들이 이날 사회를 본 배 씨에게 "너도 같은 편"이라며 손가락질하고 욕설을 하자 배 씨는 이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

배 씨는 홧김에 최루 분말을 뿌렸지만, 생각보다 많은 가스가 발생하자 당황해서 이를 밀대로 닦는 모습도 CCTV에 잡히기도 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