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500억 비용 마련 어려워"
- 운영사에 동물원 더 맡기기로

부산 유일의 동물원인 'The Park(더파크)'에 대한 매수청구 요청으로 딜레마에 빠졌던 부산시가 '매수기한 3년 연장'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부산시는 지난 13일 동물원의 실질적 운영자인 삼정기업㈜의 박정오 회장과 만나 삼정이 동물원을 3년 더 운영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14일 밝혔다. 시가 더파크 운영에 관해 처음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시는 500억 원대에 달하는 매수비용 마련이 어렵고, 대출금 연이자(25억 원)도 감당할 수가 없어 시가 매수하는 것은 어렵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더구나 이 부지는 동물원 외에 다른 사업을 벌일 수 없어 다른 운영자도 찾기 어려워 시는 삼정이 더 운영하는 것이 가장 합당하다고 보았다.

삼정도 부산은행에서 빌린 500억 원 외 동물원 추가공사 비용과 동물구입비 등으로 200억 원을 추가로 들인 만큼 이를 매몰비용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삼정도 시에 "우리가 계속 운영하기는 어렵고, 3년 연장에는 긍정적"이라는 뜻을 밝혔다.

문제는 양측이 '3년 기한 연장 조건'에 얼마나 합의하느냐다. 삼정은 대출금 500억 원의 연이자를 현재(5.6%)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것과 동물원 확장을 요구했다. 총부지 8만5000㎡ 중 현재 사용하는 6만5000㎡ 외 나머지를 동물원 시설 규모 확대에 쓰겠다는 것이다. 이근희 시 기후환경국장은 "공간이 넓어져도 대규모 건축물 조성은 할 수 없어 환경 훼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7월 시행사인 더파크가 폐업하면서 자금관리를 맡은 KB부동산신탁은 시가 동물원을 사들일 것을 요청하는 매수청구를 했다. 시와 삼정, 더파크 등이 2012년 9월 맺은 협약에 따라 시는 내년 1월 24일까지 시나 삼정, 또는 제3자가 매수하는 등의 방안을 결정해야 한다.

삼정은 동물원의 책임준공사(시공사)로 참여했으며, 동물원 운영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삼정테마파크'에서 51%의 가장 많은 지분으로 참여 중이다. 시행사이면서 지분 49%를 갖고 참여한 더파크가 지난해 7월 폐업해 삼정이 실질적인 주인이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