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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 경찰 내부 시위사범 우선검거정책 '황당'

시위사범 민생보다 높은 점수

  • 박호걸 김진룡 이준영 기자
  •  |   입력 : 2016-12-18 22:02:39
  •  |   본지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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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청 성과 지표 승진 좌우
- 폭력·강도 등 치안 공백 우려
- 실적 때문에 신문고 신고 도배
- 일부 생계형 범죄 무리 입건도

경찰청이 최근 시위 사범 사법처리 건수를 내년도 주요 평가지표로 설정(본지 지난 16일 자 2면 보도)하자 경찰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승진을 위해 '실적'을 쌓으려면 시위를 쫓아다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경찰이 실적경쟁을 줄이고 민생치안에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하고서도 여전히 성과주의 평가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18일 부산 A 경장은 "시위 사범 점수가 높은데 솔직히 누가 위험한 조직폭력배 잡으러 다니겠나. '윗선'이 시위 사범을 많이 잡으라고 해 우리도 황당하다"고 말했다. B 경위는 "폴리스라인을 조금만 넘어도 불법이다. 그동안 촛불집회가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 불법도 많다"며 "큰 틀에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단속을 안 했지만 이젠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고 했다. 승진과 좋은 보직을 위해서는 점수가 높은 시위 사범 검거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찰은 성과 지표에 따라 승진이 좌우된다. 올 초 부산경찰청은 교통법규 위반사범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또 "모든 경찰은 출·퇴근할 때 블랙박스로 신호위반 동영상을 찍어 '국민신문고'에 올려라"고 독려했다. 그 결과 올 1~6월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부산지역 교통위반 신고 동영상은 4만7000여 건으로, 지난 3년간 연평균 4만794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일반 국민이 민원을 제기하는 온라인 공간인 국민신문고가 경찰의 신고 동영상으로 도배된 것이다.

C 경사는 "성매매나 도박장 단속은 품이 많이 들고 함정 수사 논란까지 신경 써야 하는데 시위 사범은 첩보를 입수할 필요도 없어 쉽게 실적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적경쟁의 대표 사례는 지난 10월 모 경찰서의 '1000원 락스 할머니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상점에서 1000원짜리 락스를 훔친 치매 할머니를 기소했다가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절도의 경우 기소만 하면 실적으로 잡히다 보니 '현대판 장발장'을 쫓게 된 것이다. 경찰 D 씨는 "솔직히 단속 실적에 쫓겨 검찰에서 무혐의나 기소유예를 받을 것을 알면서도 무리해서 입건하는 경우가 잦다"고 털어놨다.

동의대 최종술(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청의 평가지표대로라면 집회 시위가 많은 서울 부산 경찰이 다른 도시보다 유리하다. 지역별 치안환경과 수요가 모두 다른데 경찰청에서 똑같은 잣대로 평가하면 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참에 지방경찰청별로 자체 평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미국처럼 지방경찰 형태로 전환하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호걸 김진룡 이준영 기자

◇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부산지역 
  교통법규 위반 동영상

연도

건수

2012년

1만1813

2013년

1만9298

2014년

3만3416

2015년

6만9668

2016년 1~6월

4만7902

※자료 : 부산경찰청, 국민신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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