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아이 잃은 부산 안성우 씨
- 가해자 솜방망이 처벌에 분통
- 만성 폐질환 앓는 성준이 엄마
- "고작…죗값 충분치 않다" 울먹
- 유족, 존 리에 "네 양심은 알 것"
- 시민단체 "두 번 죽이는 결과"
"사람을 1000명 넘게 죽였는데, 살인죄가 적용되지 않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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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해 1심 판결을 내린 6일 피해자 가족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부산 부산진구에 사는 안성우(40) 씨는 6일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울분을 토했다. 피해자의 고통에 비하면 가해자인 살균제 제조·판매사 임직원들의 형량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것이다.
안 씨는 가족 4명 중 2명을 가습기 살균제로 잃었다. 2011년 2월이었다. 둘째를 임신한 지 7개월 됐던 아내가 갑자기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중환자실에 갔던 아내는 뱃 속의 아이와 함께 일주일 만에 싸늘한 주검이 돼 나왔다. 그동안 병력도 없었기에 의문사였다.
얼마 후 안 씨는 신문을 보고 머리가 쭈뼛 섰다. 3개월간 가족들이 썼던 가습기 살균제가 '조용한 살인마'였다. 분명히 '인체에 무해하고 흡입해도 안전하다'는 문구가 있었는데 이해할 수가 없었다. 10살도 안 된 첫째도 엄마와 비슷한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폐 부위가 딱딱해지는 '폐섬유화'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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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인 안성우 씨가 2015년 11월 자전거를 타고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알리는 캠페인에 나선 모습.
국제신문DB |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가습기 살균제 진상규명 운동에 뛰어들었다. 옥시와 롯데마트·홈플러스를 상대로 가해자임을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했다. 2015년 11월에는 부산에서부터 서울까지 도보와 자전거로 이동하며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전국에 알리는 활동도 벌였다.
안 씨는 이날 판결에 대해 "기업의 명백한 살인행위다. 법인은 폐업을 시키고 임직원에게는 무기징역을 선고해야 맞다.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판결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들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도 눈물을 쏟았다. 옥시레킷벤키저 존 리 전 대표가 무죄를 선고받자 한 유족은 존 리에 대해 "끝났다고 생각하지마라. 네 양심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반복해서 소리치다가 방호원에 이끌려 퇴장당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만성 폐질환을 앓고 있는 임성준(14) 군의 어머니 권모(41) 씨는 "15년째 앓고 있는 성준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이렇게 살아야 할지 모른다. 신현우 옥시 전 대표가 받은 고작 징역 7년형은 죗값으로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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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인물 1심 선고 결과 |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검찰의 늑장수사와 외국인 임원 봐주기, 법원의 안이한 판단, 정부의 책임회피 등이 어우러져 이 같은 판결이 나왔다"며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기는커녕 두 번 죽이는 결과"라고 법원의 판결을 비판했다.
전국 전체 피해 신고자 5294명 중 사망자는 1006명이다. 부산에서 신고된 피해자는 279명으로 전체의 5.3%였다. 경기도(1563명)와 서울(1164명) 인천(388명)에 이어 네 번째로 피해자 수가 많다. 부산지역 사망자는 67명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추이
# 사망 원인이 된 폐 손상 유발 제품군(검찰이 압축한 4개 제품)
-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 롯데마트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
-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
- 세퓨 가습기살균제
# 피해자 현황(2016년 12월 23일 기준)
- 누적 피해자 5312명
- 사망 피해자 1006명
- 정부 인정 살균제 피해자 695명
- 보상지원 대상자 258명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