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가습기 사태 1심 판결] 솜방망이 판결에 유족 통곡

"1000명 넘게 죽었는데, 살인죄 왜 안되나"

  •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   입력 : 2017-01-06 21:33:10
  •  |   본지 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아내·아이 잃은 부산 안성우 씨
- 가해자 솜방망이 처벌에 분통
- 만성 폐질환 앓는 성준이 엄마
- "고작…죗값 충분치 않다" 울먹

- 유족, 존 리에 "네 양심은 알 것"
- 시민단체 "두 번 죽이는 결과"

"사람을 1000명 넘게 죽였는데, 살인죄가 적용되지 않는다고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해 1심 판결을 내린 6일 피해자 가족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부산진구에 사는 안성우(40) 씨는 6일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울분을 토했다. 피해자의 고통에 비하면 가해자인 살균제 제조·판매사 임직원들의 형량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것이다.

안 씨는 가족 4명 중 2명을 가습기 살균제로 잃었다. 2011년 2월이었다. 둘째를 임신한 지 7개월 됐던 아내가 갑자기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중환자실에 갔던 아내는 뱃 속의 아이와 함께 일주일 만에 싸늘한 주검이 돼 나왔다. 그동안 병력도 없었기에 의문사였다.

얼마 후 안 씨는 신문을 보고 머리가 쭈뼛 섰다. 3개월간 가족들이 썼던 가습기 살균제가 '조용한 살인마'였다. 분명히 '인체에 무해하고 흡입해도 안전하다'는 문구가 있었는데 이해할 수가 없었다. 10살도 안 된 첫째도 엄마와 비슷한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폐 부위가 딱딱해지는 '폐섬유화' 진단을 받았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인 안성우 씨가 2015년 11월 자전거를 타고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알리는 캠페인에 나선 모습. 국제신문DB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가습기 살균제 진상규명 운동에 뛰어들었다. 옥시와 롯데마트·홈플러스를 상대로 가해자임을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했다. 2015년 11월에는 부산에서부터 서울까지 도보와 자전거로 이동하며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전국에 알리는 활동도 벌였다.

안 씨는 이날 판결에 대해 "기업의 명백한 살인행위다. 법인은 폐업을 시키고 임직원에게는 무기징역을 선고해야 맞다.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판결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들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도 눈물을 쏟았다. 옥시레킷벤키저 존 리 전 대표가 무죄를 선고받자 한 유족은 존 리에 대해 "끝났다고 생각하지마라. 네 양심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반복해서 소리치다가 방호원에 이끌려 퇴장당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만성 폐질환을 앓고 있는 임성준(14) 군의 어머니 권모(41) 씨는 "15년째 앓고 있는 성준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이렇게 살아야 할지 모른다. 신현우 옥시 전 대표가 받은 고작 징역 7년형은 죗값으로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핵심인물 1심 선고 결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검찰의 늑장수사와 외국인 임원 봐주기, 법원의 안이한 판단, 정부의 책임회피 등이 어우러져 이 같은 판결이 나왔다"며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기는커녕 두 번 죽이는 결과"라고 법원의 판결을 비판했다.

전국 전체 피해 신고자 5294명 중 사망자는 1006명이다. 부산에서 신고된 피해자는 279명으로 전체의 5.3%였다. 경기도(1563명)와 서울(1164명) 인천(388명)에 이어 네 번째로 피해자 수가 많다. 부산지역 사망자는 67명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추이

# 사망 원인이 된 폐 손상 유발 제품군(검찰이 압축한 4개 제품)

-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 롯데마트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

-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

- 세퓨 가습기살균제

# 피해자 현황(2016년 12월 23일 기준)

- 누적 피해자 5312명

- 사망 피해자 1006명

- 정부 인정 살균제 피해자 695명

- 보상지원 대상자 258명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부산 매출 1위 ‘본사 이전’ HMM…전국 매출 1000대 기업 부산 31곳
  3. 3‘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6. 6[뭐라노]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뒷북 안전펜스
  7. 7[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8. 8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9. 9“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10. 10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6. 6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7. 7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8. 8보수 차기 경쟁 본격…張 “민생 예산 증액”·吳 “모두 힘합쳐야”·韓 “상향식 공천”
  9. 9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10. 10[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1. 1부산 매출 1위 ‘본사 이전’ HMM…전국 매출 1000대 기업 부산 31곳
  2. 2‘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3. 3[뭐라노] ‘김해공항 최장노선’…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5. 5정부, 2023년 중단했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재추진 본격화
  6. 6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7. 7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8. 8“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9. 9“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10. 10신규 원전 건설…고준위 방폐물 1만8000다발 추가 발생 전망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뭐라노]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뒷북 안전펜스
  5. 5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6. 6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7. 7노사 마찰에 현대차 울산공장 제네시스 생산라인 이틀째 중단
  8. 8[속보]李 정부 초대 공소청 수장 후보자 3인 압축 전망
  9. 9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10. 10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1. 1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2. 2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3. 3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4. 4[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5. 5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6. 6동의과학대학교,‘제1회 부산지역 전문대학 유학생 축구대회’ 준우승
  7. 7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8. 8“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9. 9“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10. 10부산과기대, 제107회 전국체전 야구 우승…‘3년 연속 메달’ 쾌거
우리은행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