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모식 유족 등 200여 명 참석
- "살아있었으면…" 눈물 쏟아
- 사고현장 학생들 트라우마 호소
- 치료받다 복학한 학생 다시 휴학
- 혜륜 양 잃은 아버지 고계석 씨
- 딸 뜻 기려 남태평양에 유치원
폭설이 내린 2014년 2월 17일 밤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의 체육관. 부산외국어대 신입생 환영회가 한창인 때 체육관 지붕이 무너져 10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중경상을 당했다. 당시 신입생이었던 장모(여·23) 씨는 아직 캠퍼스 교정을 밟지 못했다. 큰 부상을 당해 지금까지 피부이식 수술만 30여 차례 받았다. 재활 중이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다. 고통이 심해 수업에 출석하고픈 꿈을 아직 실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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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부산 금정구 남산동 부산외국어대 남산동캠퍼스 내 추모공원에서 경주마우나오션리조트 참사 3주기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17일은 경주마우나리조트 참사 3주기이다. 이날 오전 부산외국어대 남산동캠퍼스 I관 앞 추모공원에서 3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생존자와 유족·교직원 200여 명은 눈물을 쏟으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학생 대표로 추도사를 한 강산해(26) 총학생회장은 "아직도 재활과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족 대표 김판수(56) 씨는 "딸이 학교에 다녔으면 지금 졸업했을 나이인데 공교롭게 오늘 졸업식이 같이 진행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고 당시 부총장이었던 정용각(사회체육학) 교수는 3년째 사고수습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다.
추모식에서 경과보고를 한 정 교수는 "겉으로는 아픔이 다 끝난 것 같지만 아직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병마와 싸우는 아이가 많다"며 "외상 후 스트레스로 상담을 받는 제자들이나 눈물이 마르지 않는 유족을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한숨을 쉬었다.
사고 현장에 있었던 학생 518명 중 20여 명은 지난해까지 교내 상담센터에서 치료를 받았다.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김보경 연구원은 "아직 건물에 들어가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학생이 있다. 지난해 9월 경주지진 때는 상당수가 공포감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또 "상처 부위를 드러내야 새살이 돋는데 아직 마음을 여는 데 힘들어하는 피해 학생이 많다"고 했다.
지난해 9월 복학한 김모(여·23) 씨는 올해 다시 휴학했다. 당시 척추 골절로 2년 넘게 치료를 받고 친구들 곁으로 돌아왔다가 장시간 의자에 앉는 게 힘겨워 다시 재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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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우나오션리조트 참사 사건으로 딸을 잃은 고계석 씨가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에 세운 '혜륜 유치원' 전경. |
이 사고로 딸을 잃었던 고계석(52) 씨는 지난해 7월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에 '혜륜 유치원'을 만들기도 했다. 선교사가 되고 싶어 했던 딸의 꿈을 대신 이뤄주기 위해 보상금 6억 원 중 4억 원으로 '혜륜 유치원'을 설립한 것이다.
정 교수는 "대학본부도 희생된 우리 아이들과 유족들의 아픔을 치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제가 정년퇴임을 해도 그들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