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하역업체 등 거센 반발에
- 시, 돝섬 요트 계류장 건설 포기
- 서항에만 400척 수용시설 계획
- 인근 구산지역 추가 설치 검토

경남 창원시 마산 해양신도시 마리나 사업 규모가 마산항을 이용하는 해운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절반으로 축소된다.

창원시는 스페인 마리나 전문 기업인 IPM사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해양신도시에 건설할 마리나 규모를 당초 계획한 요트 800척에서 400척 규모로 줄이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창원시와 스페인 IPM사는 오는 2018년부터 마산항 해양신도시에 요트 800척을 수용하는 마리나시티 조성사업 협약을 지난해 6월 체결했다. 해양신도시와 맞은편 서항지구 쪽에 465척, 돝섬 쪽 해양신도시 가장자리에 335척을 수용하는 요트 계류장 2곳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마산항을 이용하는 해운사, 하역사 등이 마산항 내 마리나 시설 조성에 강한 반대 의사를 보여 돝섬 쪽 계류장은 포기하고 서항지구 일대에만 요트 400척 계류시설만 건설하는 쪽으로 최근 계획을 수정했다.

항만물류협회, 항운노조, 해운사 대리점, 하역사 등 마산항을 이용하는 기관·단체 20여 곳이 가입한 마산항발전협의회 소속 위원들은 지난 1월 해양신도시 마리나 사업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마산항은 각종 제품을 수입·수출하는 국가지정 무역항으로 지난해 기준으로 화물선 등 입·출항 신고를 해야 하는 선박 1만6000척이 마산항을 이용했다.

마산항발전협의회 위원들은 마산항 내 마리나 시설이 들어서 요트가 빈번하게 출입할 경우 하루에도 수십여 척이 운행하는 대형선박의 안전과 제품 선적·하역 등 물류 기능에 지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마산항을 관할하는 마산지방해양수산청도 항만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마리나 시설 조성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창원시는 이들 단체의 요구를 수용해 일단 마산 해양신도시 마리나 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인근 지역에 추가로 마리나 시설 설치가 가능한지 신중히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마산항 내 마리나 시설은 400척으로 축소되지만 마산항 밖 인근 구산지역에 마리나 시설 설치가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어 전체적인 시설규모는 기존 계획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