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10일 전 입영통지서를 받고 입대하지 않은 현역병 별도 입영 대상자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무죄 선고와 함께 병역법 시행령 제21조 제2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위헌명령심사 결정도 내렸다.
부산지법 형사9단독 이승훈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8월 6일 "8월 16일까지 육군 53사단으로 입대하라"는 경남병무청장 명의의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직접 수령했다. A 씨는 입영기일로부터 사흘이 지날 때까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병역법 시행령은 정기 징병되는 현역병 입영 대상자에게 입영기일 30일 전까지 입영통지서를 송달해야 하는 반면 입영 연기를 한 뒤 수시 징병되는 별도 입영 대상자에게는 입영통지서의 송달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 민주공화국의 의의와 사법부의 존재 근거를 이례적으로 표현했다. 이 판사는 "사법부가 공화국 구성원들에게 법치 혜택을 넓혀 가려면 공법·사법관계를 불문하고 자의적 권력을 적극 통제해 구성원 모두가 공권력이나 타인의 자의적 의지에 예속되지 않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 판사는 "병역법 시행령은 별도 입영 대상자에게 입영통지서 송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지방병무청장에게 재량권을 주면서도 재량권 행사기준에 관해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지방병무청장에게 자의적 권력을 부여해 헌법에서 규정한 공화국의 원리 및 법치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이러한 처분은 위법해 병역법 위반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송진영 기자 ro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