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대통령을 움직인 가습기 피해 맘의 편지

6살배기 쌍둥이 박나원·다원 양, 후유증 탓 목에 구멍뚫어 숨쉬어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17-06-11 23:00:30
  •  |   본지 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엄마 김미향 씨 손글씨로 작성
- "길면 안 읽을까 한 장 눌러담아"
- 청와대 "진상 규명 검토" 답변

"여보세요?" 기자가 김미향(35) 씨에게 전화하자 수화기 너머로 어린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가습기 살균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여섯 살배기 쌍둥이 자매인 박나원(왼쪽)·다원 양. 김미향 씨 제공
"다원이니?" "아뇨, 저는 나원이에요. 다원이는 옆에 있어요. 엄마는 지금 언니랑 밖에 나가셨어요, 아저씨."

"그렇구나. 나원이는 요새 몸은 어때? 많이 아파?" "병원은 자주 가는데…. 그래도 괜찮아요, 아저씨."

밝은 목소리로 '괜찮다'고 하는 나원이의 목소리를 듣고선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다. 부산 북구에 사는 여섯 살배기 쌍둥이 자매인 박다원과 나원이는 가습기 살균제의 후유증으로 일요일인 11일에도 집에 있었다.

김 씨는 세계 환경의 날인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산 쌍둥이 엄마'라는 이름으로 손편지를 보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진상규명을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김 씨는 '아이들이 의젓하다'는 기자의 말에 "아프면서 철이 빨리 들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나원·다원 자매는 2011년부터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됐다. 나원이는 돌이 지났을 때, 다원이는 생후 6개월에 각각 호흡 곤란이 찾아왔다.

김 씨는 SK케미칼이 제조하고 애경산업이 판매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론/메틸이소티아졸론'(cmit/mit) 성분의 제품을 사용했다. "현재 인과관계 입증을 위해 가습기 제품의 동물실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요. 아이들이 아파서 신경 써야 할 일도 산더미인데, 부모들이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원인을 규명하는 게 너무 힘듭니다."

대통령에게 편지는 왜 썼을까. "지난 5일 서울에서 1인 시위가 열렸어요. 마침 대통령에게 편지를 전달할 기회가 있다고 해서 아이들 재워두고 편지를 썼죠. 길게 적으면 다 읽지 않으실까 봐 줄이고 줄여서 A4 1장 분량으로 맞췄습니다. 대통령께 꼭 도와달라고 했어요."

나원이는 현재 목에 뚫은 구멍에 단 플라스틱 관에 의지해 숨을 쉰다. 온종일 집에서 엄마와 시간을 보낸다. 다원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오늘 무엇을 했고, 어떤 친구들을 만났는지 꼬치꼬치 캐묻는다.

다원이는 나원이보다 그래도 건강하다. 플라스틱 관에 의지할 필요가 없어 유치원을 다니고 있지만, 감기는 달고 산다. 갑자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결석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쌍둥이들의 언니인 소원(7) 양은 가습기에 가장 적게 노출돼서 현재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김 씨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내년에 쌍둥이가 입학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더라도 또래 친구와 달라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한다.

"우리 가족은 박근혜 정부에서 큰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솔직히 지금도 잊힐까 봐 두렵습니다. 정부 차원의 재조사로 진상이 100% 규명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대통령님. 도와주세요."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2. 2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3. 3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4. 4자갈치축제에 늘어선 바비큐·통닭…취지 두고 갑론을박
  5. 5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6. 6“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7. 7지광, 신문을 사업 수단화…380억 땅 있으면서 102억 체불
  8. 8갈맷길 36코스로 전면 개편
  9. 9[국제칼럼]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10. 10양산도시철 시운전에 소음 민원 빗발…방음터널 설치 요구
  1. 1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2. 2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3. 3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4. 4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5. 5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6. 6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7. 7‘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8. 8전재수 "지광 스님에게 국제신문 정상화 촉구 서한문 보낼 것"
  9. 9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10. 10[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다시 하락해 35.3%…민주 36.0%·국힘 42.6%
  1. 1부산경실련 “산은 이전 없다는 금융위원장 발언 유감”
  2. 2전기료 밀린 홈플러스…한전 ‘단전 예고’(종합)
  3. 3“관광수익 주민에 환원해야 지역활력”…글로벌 20개 도시 리더들 한목소리
  4. 4음악 들으며 북항친수공원 걸어요
  5. 5[한 손 뉴스] S/W 실행 환경 ‘Node.js’, 서버 해킹 보안 취약 경고
  6. 6부산 온 세계 해사인 “안전·친환경 실천”
  7. 7BNK금융 3분기 누적순익, 작년보다 19% 감소
  8. 8국민은행 해킹 정보유출 119명→2210명 확대(종합)
  9. 9국내 위성기술로 인니 해양환경 관리역량 키운다
  10. 10부산신보 ‘민생안심 협약보증’ 한 달 만에 1000억 돌파
  1. 1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2. 2자갈치축제에 늘어선 바비큐·통닭…취지 두고 갑론을박
  3. 3“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4. 4지광, 신문을 사업 수단화…380억 땅 있으면서 102억 체불
  5. 5갈맷길 36코스로 전면 개편
  6. 6양산도시철 시운전에 소음 민원 빗발…방음터널 설치 요구
  7. 7관객 춤췄다고 영업정지 ‘오방가르드’ 두 달만에 재개장(종합)
  8. 8시민단체 ‘국제신문 지키기’ 연대 나섰다…부울경 넘어 수도권 언론도 조명
  9. 9日 주 20시간法 만들자 알바앱 급성장…편법 단기고용 판쳐
  10. 10철새도래지 길냥이 급식소 분쟁, 항소심도 “추가 설치 불허 적법”(종합)
  1. 1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2. 2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3. 3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4. 4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5. 5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6. 6롯데자이언츠 새 사령탑 ‘NC 우승 감독’ 이동욱…단장에는 이택근 선임
  7. 7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8. 8‘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9. 9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10. 10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주 13.7시간 노동의 덫
日 주 20시간法 만들자 알바앱 급성장…편법 단기고용 판쳐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