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년간 회삿돈 500억 빼돌려
- 의약품 리베이트에 50억 사용
- 비리 수사 중에도 뒷돈 지급

의약품 리베이트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동아제약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강정석 회장이 회삿돈 700억 원을 횡령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이르면 금주 중으로 강 회장의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동아제약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강정석 회장이 27일 의약품 리베이트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조용한)는 27일 강 회장을 횡령과 약사법 위반 혐의로 소환 조사했다. 강 회장은 2007년부터 회삿돈 700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강 회장이 500억 원은 리베이트와 의사 접대에 사용하고 나머지 200억 원은 세금 대납에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강 회장은 2009년부터 의약품 리베이트를 위해 50억 원을 사용한 혐의(약사법 위반)도 받고 있다. 이날 검찰에 도착한 강 회장은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검찰은 동아제약이 2012년 서울중앙지검과 2014년 서울서부지검의 리베이트 비리 수사를 받는 중에도 범행을 계속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동아제약 측은 병원과의 의약품 거래에 중간 도매상을 끼우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건넸다. 예를 들어 100원으로 신고한 A약품을 병원에는 60원에 넘기기로 허위 계약하는 방식이다. 도매상이 일부 마진을 챙기고 남는 돈은 병원이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의사가 도매상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한 강의 자료를 만들었다는 명목으로 현금 리베이트를 건넨 정황도 드러났다.

부산에서는 이러한 수법으로 1억2000만 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동아제약 측으로부터 받은 금정구의 유명 병원장이 최근 구속되기도 했다. 대구의 한 병원에서는 6억 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받은 직원이 구속됐다.

한편 검찰은 이번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은 정당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강 회장 소환 방침이 알려지자 일부 언론에서는 검찰이 동아제약에 2주 동안 상주하면서 압수수색을 해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 관계자는 "거래원장이 디지털 자료로 돼 있다. 서버에 클라우드 형식으로 자료가 저장돼 있기 때문에 논란이 생긴 것 같다"며 "정상적인 압수수색이었다. 서울 본사와 네트워크 서버가 있는 경기도 일산을 오가며 자료를 찾는 바람에 5일 정도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해 동아제약 전직 임직원을 비롯해 8명을 구속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