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어린이대공원 내 동물원 ‘더파크’의 미래가 내년 상반기 윤곽을 드러낸다. 부산시는 1억 원을 투입해 내년 4월까지 ‘동물원 활성화 계획 수립에 관한 용역’을 진행한다고 24일 밝혔다. 현재 삼정기업이 운영 중인 더파크의 청사진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해서다.

용역은 동물원 운영을 백지상태에 올려놓고 가장 기본적인 입지와 규모부터 따진다. 어린이대공원에서 동물원을 계속 운영할 경우 활성화 대책부터 ▷동부산 또는 서부산권으로 이전할 경우 대체부지 확보도 과업에 포함된다. 여기에 부산시가 동물원을 매입해 직영하거나 다른 민간기업에 맡길지 살펴본다.

용역을 발주한 계기는 최근 “운영사인 삼정기업이 원할 경우 부산시가 더파크를 매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법률적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앞서 부산시는 2012년 민간사업자의 자금난으로 동물원이 폐쇄될 위기에 처하자 ‘새 동물원을 지어 운영하는 과정에서 사업자가 요구하면 최대 500억 원에 소유권을 산다’는 매수청구 협약을 맺었다.

그동안 부산시의회와 환경단체는 “세금으로 동물원을 살 이유가 없다”며 반발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부산시의회가 추천한 변호사와 시민단체가 참여한 자문회의에서 “매수 의무가 있다”는 결론이 났다. 결국 부산시는 2020년 4월까지 ▷계속 동물원을 운영할 것인지 ▷부산시가 매수해 직영할 것인지 ▷제3자가 다른 어린이 시설로 개발하도록 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용역을 발주했다.

부산시는 동물원을 매입해도 손해 볼 게 없다는 입장이다. 삼정이 계속 운영하거나 제3자가 매입한다면 ‘500억 원 매수청구 의무’가 사라진다. 현재 동물원 부지(8만5000㎡) 감정평가액만 600억 원대를 넘어서는 만큼 매수를 해도 대규모 세금을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삼정이 사업성을 이유로 동물원 내 남은 4만 ㎡ 정도를 개발하려 한다는 의구심이 많지만 실현 불가능하다”며 “부지를 개발이 가능한 용도로 변경하는 절차가 까다롭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