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성 “정 씨 지원 내가 결정”
- 이재용 증언 뒷받침·특검 반박
삼성전자 이재용(49) 부회장이 2일 법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유라 씨의 승마 훈련을 지원해달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지 않았다며 뇌물공여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또 박 전 대통령과 면담에서 그룹 현안이나 경영권 승계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합병 지원이라는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고 이를 도와주는 대가로 ‘정유라 승마 지원’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특검 논리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최지성(67)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승마 지원 등은 모두 “내가 결정했다”며 이 부회장의 증언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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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이날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50회째 공판을 열고 이 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이 직접 혐의에 관해 말한 것은 4월 7일 첫 공판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 전 대통령이 독대 자리에서 대한승마협회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다고 질책한 것은 사실상 정 씨를 지원하라는 지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자, 이 부회장은 “그런(정 씨 지원) 얘기가 없었다”고 답했다.
특검은 독대 직후 이 부회장이 그룹 핵심 임원들과 회의를 열었고 다음 날 승마협회장이던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정 씨가 머물던 독일 출국 준비를 했다고 지적하면서 “정 씨를 지원하기 위한 것 아니었나”고 추궁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그때는 정유라가 누군지도 몰랐다”고 선을 그었다.
또 그룹 현안에 관해 자신이 박 전 대통령에게 언급하지 않았으며, 박 전 대통령이 ‘현 정권 임기가 끝나기 전에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기 바란다’고 언급했다는 의혹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특검이 ‘2015년 7월 25일 2차 단독 면담 때 박 전 대통령과 삼성그룹 현안에 관해 이야기 나눴나’라고 묻자, 이 부회장은 “내가 말씀드린 것은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이 부회장은 독대 후 박상진 전 사장이 독일로 출국해 박원오 전 전무를 만나는 등 구체적인 승마 지원을 한 과정을 챙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지성) 실장께서 챙기시겠다고 해서 제가 할 일은 다 끝났다고 생각했다”며 “그 뒤로 팔로업(Follow-up·후속조치)을 안 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에 앞서 피고인 신문을 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은 ‘정유라 씨 승마 지원을 결정하면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지만, 이재용 부회장을 보호하기 위해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 씨 지원은 자신의 책임이며 이 부회장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다. 경영권 승계 청탁을 했고 이를 위해 정 씨에게 대가성 지원을 했다는 특검 주장도 부인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