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T 추진 반감 무마 정책 지적
- 시민단체 “경영진 이익만 증대”
부산 금정경찰서는 3일 폭행 혐의로 박모(52)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박 씨는 지난 2일 새벽 1시10분께 금정구 장전동 한 아파트 앞에서 택시요금이 비싸다며 기사 A(54) 씨의 멱살을 잡고 흔든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미터기에 4200원이 찍혔는데 기사가 지난 1일부터 오른 기본요금을 반영해 4900원을 요구하자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부산 택시요금이 인상되면서 기사와 승객의 주먹다짐까지 일어났다. 시민사회와 SNS에서는 부산시가 택시 환승할인과 법인 택시기사 2000명에게 월 5만 원을 지급하는 ‘희망키움’ 사업까지 ‘삼중 지원’을 하는 이유에 대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버스중앙차로제(BRT)로 쌓인 택시업계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서”라는 지적도 나온다.
3일 부산시에 따르면 다음 달 택시 환승할인제와 희망키움 사업이 시행된다. 환승할인 제도는 대중교통인 버스·지하철을 이용한 승객이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에서 500원 할인해주는 제도다. 연간 100억 원으로 추산되는 환승할인 금액은 부산시가 택시업계에 보전해준다. 희망키움은 신규 채용된 법인택시 기사와 10년 이상 근속 기사 2000명에게 월 5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택시 요금인상에 이어 택시업계를 세금으로 직접 돕는 정책이 연달아 발표되자 비판도 나온다. 부산시의회 전진영(국민의당) 의원에 따르면 택시 환승할인과 희망키움 사업에는 각각 100억 원과 20억 원의 재정이 연간 투입된다. 지난달 전 의원은 시정질문에서 “조례에는 지원 근거가 없는데도 부산시가 위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개인이 운영하는 법인에 혈세를 지원하면서도 사회적 합의 없이 밀어붙이는 느낌”이라며 “BRT 사업으로 택시업계 불만이 거세자 혈세로 달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여론이 있다”고 밝혔다.
부산참여연대도 성명을 통해 “부산시가 환승할인과 택시요금 인상 부담을 서민들에게 돌리는 꼼수를 부렸다. 희망키움 사업은 지원 기준과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택시 종사자들의 내부 갈등과 위화감을 조장할 수 있다. 다른 업종과는 형평성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또 “택시 감차를 적극 추진해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전액관리제’ 시행으로 열악한 택시기사의 임금구조를 개선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전액관리제는 택시기사가 운송수입 전액을 회사에 납부한 뒤 정해진 월급과 인센티브를 받는 방식이다. 1997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법률이 시행되면서 제도화됐다. 반면 부산은 일정 사납금을 내고 남은 운송수입을 기사가 가져가는 임금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참여연대는 “부산시가 택시업계에 주는 혜택으로 기사의 처우가 개선되기보다 경영진의 이익만 증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산시 이준승 교통국장은 “택시감차와 전액관리제가 가장 좋은 해법이긴 하다. 그러나 감차를 강제할 수 없고 전액관리제 도입은 일부 기사들도 임금 감소를 이유로 반대한다”면서 “택시 지원책은 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택시를 대중교통의 범주로 끌어들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정철욱 김진룡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