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변 악취로 관람대 텅 비어
- 수생생태계 ‘매우 나쁨’ 수준
- 수질개선 없이 보여주기사업 탓
4대강 사업비 40억 원을 투입해 만든 부산 사상구 삼락천 음악분수가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매년 운영비가 1억 원이 넘는데 하루 방문객은 30명이 안 되기 때문이다. 악취가 나는 삼락천 수질 개선은 뒷전으로 미루고 보여주기식 사업을 강행해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난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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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부산 사상구 괘법동 삼락천에 설치된 음악분수와 산책로. 삼락천에서 악취가 나 찾는 이가 별로 없는데도 운영비는 연간 1억 원이 들어 사상구청이 골치를 앓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
10일 오후 르네시떼 옆 삼락천. 음악분수에 물이 솟구치며 영화 ‘라라랜드’의 배경음악이 흘러나왔다. 솟구친 물 벽이 스크린 역할을 하자 영화 속 명장면이 비쳤다. 그러나 이런 모습을 보는 이는 10명도 채 안 됐다. 분수 앞에 설치된 관람대 객석 500석 대부분은 비어있었다. 일부 관람객은 악취 때문에 자리를 뜨기도 했다. 분수 옆에서 삼락천을 따라 만들어진 400m 길이의 산책로에도 인적은 없었다.
음악분수는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가 낙동강 살리기 사업(43공구)으로 2013년 6월 국비 40억 원을 투입해 건설됐다. 관리를 맡은 사상구는 매년 1억200만 원을 분수 운영에 쓴다.
괘법동에서만 45년 넘게 살았다는 강수복(68) 씨는 “분수가 만들어진 초기에는 평일 저녁에도 100명 넘는 사람이 찾았는데 요즘에는 가까운 삼락공원에서 여름축제가 열려도 50명도 찾지 않는다. 물 색깔이 썩은 것처럼 녹갈색인 데다 기분 나쁜 냄새까지 나는 게 원인”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주말을 낀 지난달 26·27·28일 같은 시간대 현장을 찾았을 때도 관람객은 찾기 힘들었다. 음악분수는 매년 4월 중순부터 10월까지 하루 1∼3차례에 걸쳐 자동으로 물이 솟구쳐 오르는 시스템이다.
전문가들은 삼락천의 수질 개선 없이 분수대를 설치한 것부터가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부산시 보건환경원이 도심 17개 하천의 건강성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삼락천(괘법교)의 수생생태계는 ‘매우 나쁨’인 E등급을 받았다.
사상구의회 장인수 의원은 “행정기관이 수질 개선은 예산이 없어 어렵다며 발뺌만 하고 있다”며 “삼락천 수질 전체를 개선할 수 없다면 음악분수 주변만이라도 준설을 해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천살리기운동본부 강호열 사무처장은 “애초에 낙동강 살리기 사업비를 투입해 분수를 만든 발상부터가 잘못됐다”며 “비가 오면 사상공업단지의 하수관거에서 비점오염원이 넘쳐 삼락천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는 준설로도 해결할 수 없다.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근본적인 처방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상구 담당자는 “올해 확보한 준설예산을 바탕으로 오염토를 제거할 계획”이라며 “자연하천이 아닌 삼락천 특성상 수질 관리의 어려움이 있는데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