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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인사이드] 유기견 물건 규정…돌봐주고도 도둑몰려

동물은 법적으로 재산 취급

  •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  |   입력 : 2017-12-12 19:36:46
  •  |   본지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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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에서 개 발견·보호한 주민
- 경찰에서 절도죄 적용 입건
- ‘생명 위험’ 특수성 반영 안돼
- 동물보호단체 “법 개정 필요”

유기동물인 줄 알고 돌봤던 반려견의 주인이 도난 신고를 한 사실이 드러나자 임시보호자가 절도 혐의로 입건되는 일이 발생했다. 동물보호단체는 반려견을 물건으로 생각하지 말고 생명으로 취급해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2일 부산 서부경찰서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A 씨는 지난달 25일 밤 9시50분 부산 서구 남부민동 한 아파트 앞에서 포메라니안(1) 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A 씨는 개 주인을 찾으려고 개가 발견된 식당에서 한 시간을 기다렸다고 한다. 하지만 견주는 나타나지 않았다. A 씨는 그대로 두면 위험할 것 같아 반려견을 집에 데리고 왔다. 다음 날 아파트 경비실을 찾아가 반려견을 찾는 방송을 하려고 했으나 전례가 없다는 아파트 측의 반응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난처한 상황에 빠진 A 씨는 동네 후배인 B 씨에게 개를 넘겼다. 하지만 견주는 "A 씨 일행이 개를 데려가는 장면이 CCTV에 찍혔고, B 씨는 마음대로 반려견용품을 산 뒤 40만 원을 변제해야 개를 돌려 줄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개 주인을 찾아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A 씨를 절도 혐의로, B 씨를 장물취득 혐의로 입건했다.

동물단체는 현행법상 동물을 단순한 ‘물건’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내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기본적으로 주인의 재산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유기동물이라도 주인이 나타나면 반려동물을 가져간 자는 점유물이탈횡령죄나 절도죄 혐의를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인이 없으면 쉽게 죽을 수 있는 반려동물의 특수성은 배제된다. 국내 동물보호단체는  동물을 물건이 아니라 생명으로 규정하는 법안 개정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이 같은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유기동물을 발견하면 현행법상 담당 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 

자치단체는 신고된 동물을 지정된 보호소에 넣고 7일 이상 해당 동물의 주인을 찾는다고 공고한 뒤 10일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기증, 분양, 안락사 등으로 처리한다.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김애라 대표는 “A 씨와 B 씨처럼 자치단체에 유기동물을 신고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또 알더라도 보호소 환경을 믿지 못하거나 안락사될 가능성 때문에 일부러 신고하지 않는 일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유기동물을 지자체에 반드시 신고하고 유기동물 관련 주요 사이트에 주인을 찾는다는 글을 올려야 추후 분쟁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실 A 씨와 C 씨는 생명을 구하기 위한 최선을 다한 것”이라며 “유기동물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데, 반려동물을 물건으로 생각하면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또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부산에서는 7200마리의 반려동물이 유기동물로 신고됐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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