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 상인회 고객쉼터는 아침부터 상인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시작된 현 상인회장 김모(58) 씨 해임안 투표(본지 14일 자 1면 보도)에 표를 행사하기 위해 상인들이 몰려들면서다. 시장에서 12년째 장사한 박의석 씨가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가운데 상인들은 3층 고객쉼터에서 상기된 얼굴로 투표에 임했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된 투표 결과 시장 상인 480명 가운데 364명이 투표했고, 343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김 회장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투표 전날인 13일 김 회장은 공고문을 통해 “이는 효력이 없는 투표다. 상인회 고객쉼터를 투표장소로 이용하는 것도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투표장 폐쇄를 우려한 몇몇 상인은 밤새 교대로 고객쉼터 앞을 지켰다. 김 회장은 이날 투표 결과를 두고 “의결부터 투표까지 절차에 어긋나 무효다. 이미 일부 상인을 고발했다. 엉터리 투표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상인회장 해임 투표는 처음인 데다 정관 해석이 엇갈려 투표 결과가 곧바로 효력을 띨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상인회는 두 달간 정리 기간을 갖고 새 회장을 뽑을 방침이다. 상인회는 야시장·공영주차장 위탁 관리에 소극적이던 중구의 태도가 달라지고, 시장이 다시 정비돼 손님이 찾아들 것으로 기대한다. 상인회 한 관계자는 “위탁 운영에 대해서는 외부 감사를 도입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정리 기간 정관을 강화하고 회장을 견제하는 대의원회를 꾸려 상인회가 독단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안에 야시장 매대를 30곳에서 48곳으로 늘리려던 중구 계획도 파행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