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해운 파산 1년… 고통 여전
- 70세대 계약직·실업자 거주
- 임대아파트인데 높은 감정가
- 은행 대출 어려워 총체적 난국
- 엄동설한에 거리로 쫓겨날 위기
회사가 파산하면서 1년간 고통받던 한진해운 직원들이 이번에는 직원 사택 공매로 한겨울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채권자인 농협자산관리회사가 현재 거주 중인 입주민들에게 우선 매입 혜택을 주겠다고 하지만 높은 감정가 때문에 상당수가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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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부산 동래구 수안동 한진타운 내에 파산재단과 하나신탁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15일 한진타운 내 한진해운 아파트주민협의회 등의 말을 종합하면 1996년 9월 건립된 한진타운은 총 500세대로 한진해운이 201세대, 대한항공이 200세대, 일반분양 99세대로 구성됐다.
한진해운의 대주주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한진타운 201세대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고 한진해운이 파산한 이후에는 채권자인 농협자산관리회사가 하나자산신탁을 수탁자로 공매를 진행했다. 이 무렵 직장을 옮긴 직원들이 이사를 하면서 현재 한진해운 소유 아파트는 70세대가 남았다.
하나자산신탁은 지난 10월 감정평가를 거쳐 201세대를 총 549억7800만 원으로 분석했다. 한진타운 A형(84.75㎡·153세대) 2억7200만 원, 같은 규모의 B형(48세대)은 2억7400만 원이다. 하나자산신탁 측은 “동래역과 수안역 인근 아파트의 가격이 ㎡당 450만~500만 원에 달해 감정가도 높아졌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입주민들은 “주변 아파트들이 재건축에 들어가 집값이 급등한 상태에서 감정평가를 했고 한진타운이 건축 당시 임대아파트였기 때문에 감정가가 터무니없이 높다”고 주장했다.
아파트주민협의회 관계자는 “주택복지기금으로 지은 아파트라 공매 대상이 아니지만 신탁회사에 소유권을 넘겨 일방적으로 공매를 진행하고 있다”며 “건물 높이가 24층에 달해 재건축도 어려운데 지나치게 감정가가 높다”고 말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도 “주변 지역이 재건축 호재로 매매가가 상승했다는 것을 고려해도 한진타운 감정가가 다소 높게 나온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당시 671명에 달했던 육상직원 중 일부는 SM상선과 현대상선으로 옮겼지만 나머지 육상직원과 685명의 해상직원 대다수는 실업자로 전락했다. 실업자 또는 계약직을 전전하고 있는 한진타운 거주자들도 그동안 모은 돈을 생활비로 다 써버렸고 은행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하고 싶어도 신분이 안정적이지 못해 이마저도 어려운 상태다. 또한 입주민들은 이사를 간 131세대에 대한 관리비를 소유자인 한진해운 파산재단이 1년 이상 체납하면서 아파트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나자산신탁 관계자는 “입주민들이 감정가가 높게 평가됐다며 재감정 또는 보완감정을 요구해 검토 중”이라며 “관리비는 한진해운 파산재단 측에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