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전원 유치 27개 대학 중
- 24곳 의대 체제로 돌아가
- 치전원 3곳 빼고 치대 복귀

교육부가 ‘2+4년 편입제’인 약학대학을 2022학년도부터 6년제 신입생 선발로 전환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대학 의·약학계열 학제가 약 10년 만에 대부분 원래대로 돌아간다.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키우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던 전문대학원 제도가 혼란만 가중한 채 사실상 실패로 끝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의학계열에 전문대학원 체제를 도입한 것은 2009년부터다. 애초 정부는 융합 학문이 가능한 인재를 육성하고 기초의학자를 양성하며, 대입 과정에서의 과도한 경쟁을 줄이겠다며 전문대학원 체제를 도입했다.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은 대학 상황에 따라 의전원으로의 완전 전환, 의대·의전원 병행, 현 의대 체제 유지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국 41개 의대 중 14곳은 의대 체제를 지금까지 유지해왔고 의전원으로 전환했던 27곳 가운데 24곳이 2015년을 전후해 의대로 돌아왔다. 현재까지 의전원 체제를 유지한 곳은 3곳에 불과하다.

치의학전문대학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국 11개 치대 중 치전원은 3곳이며 8곳은 치대로 다시 전환했다. 이 중 부산대를 비롯한 치전원 3곳도 학·석사통합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는 무색해졌다. 약대 역시 2년간 다른 분야 전공 후 4년제 약대로 편입하는 제도를 포기하고 6년제로 전환하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 지난 1일 서울교대에서 ‘약학대학 학제 개편 공청회’를 열고 현행 ‘2+4’년제 약대 학제를 대학들이 원하면 ‘통합 6년제’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개편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의학계열 선발구조가 대부분 제자리로 돌아온 것은 학과를 막론하고 그동안 크고 작은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생물 화학 등 자연계열을 전공한 학생들이 졸업 후 혹은 2년 후 의학계열로 대거 옮기면서 해당 학과가 파행적으로 운영됐다. 현장에서는 입학생 연령이 올라가면서 연구나 사명감보다는 생계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져 전공 심화 과정을 포기하거나 수월한 분야로 쏠림 현상이 심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전원의 경우 지역대학에서는 늘어난 수도권 출신 학생들이 졸업 후 연고지로 되돌아가 대학병원에서 전공의가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에 직면했다. 특정 학과 졸업생 비율이 크게 높아지면서 애초 취지가 무색해지고,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은 것도 한몫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부산지역  의대·의전원 현황 부산대 의전원  완전 전환 → 의대로 복귀 동아대 의대·의전원 병행 → 의전원 포기 고신·인제대 의대 체제 줄곧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