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 내 위화감 조성 등 우려
- 의료원 “정상 절차 통해 뽑혀”

부산지역 공공의료기관인 시립 의료원장의 아들이 의료원 의료진으로 채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시의료원은 최창화 원장의 아들인 A 씨가 재활의학과 과장으로 채용돼 다음 달 1일부터 근무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지난달 초 의료원 재활의학과 의료진 2명 중 1명이 개인 사유로 퇴사 의사를 밝히면서 의료원은 지난달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채용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A 씨를 비롯해 총 2명이 지원했다고 의료원은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9일 열린 인사위원회에는 다른 지원자가 참석을 거부해 A 씨가 단독 지원자로 참석해 면접을 봤고 채용이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인사위원회에는 위원장인 의료원 진료처장과 해당 진료과 의료진, 외부위원 등 총 7명이 인사위원으로 참석했다.

A 씨는 지역 한 대학병원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고, 최근에는 경남의 한 대학병원에서 전임의(펠로) 과정을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원 인사를 담당하는 이원호 총무과장은 “A 씨의 지원 조건에 결격 사유가 없었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채용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개인병원에서는 병원장의 자녀가 입사해 근무하고 병원을 물려받는 사례는 종종 있다. 그러나 시립 의료원에서 현직 원장의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근무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의료진을 비롯해 병원직원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물론 위화감 조성 등 우려도 나온다. 한 내부 인사는 “아무리 지원자격에 문제가 없다고 아버지가 원장인 공공병원에 아들이 입사한다는 것은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무릇 자두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아야 하는 법이다”고 말했다. 인사위원회에 참석했던 한 외부위원은 “면접 과정에서는 몰랐지만 인사위가 끝난 뒤 지원자가 원장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런저런 말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부산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이기도 한 최 원장은 2016년 6월 3년 임기의 제16대 부산시의료원 원장에 취임해 내년 6월 임기가 만료된다. 최 원장은 사전에 아들의 의료원 지원 사실을 알았으나 막지는 못했다고 해명했다. 최 원장은 “아들이 지원한다는 얘기를 듣고 만류했으나 본인이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